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가동 앞두고 보조금 협상특정 기업 대규모 지원설에 '삼성전자 몫' 촉각산자부는 불이익 없다지만···美기업에 쏠릴 수도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달말 우리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서는 우리 기업이 보조금을 받는 게 분명한데, 그 규모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 "발표 내용에 금액이 명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반도체법 시행에 따른 행보다. 앞서 미국은 현지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게 390억달러의 보조금과 132억달러의 연구개발 지원금 등 총 527억달러(72조5000억원)를 제공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한 바 있다. 법 시행 후 2년 가까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자 미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처럼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결정한 것은 자국 내 설비 투자를 장려한다는 데 일차적 목적이 있다. 동시에 대중(對中) 공세에 동참하라는 우회적인 압박으로도 읽힌다.
지금까지 미 상무부로부터 보조금 지급 대상에 오른 기업은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스 등이다. 인텔도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업계의 관심사는 572억달러 중 삼성전자의 몫이 얼마로 책정되느냐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에 170억달러(약 22조3000억원)를 투입하기로 발표한 뒤 상무부와 보조금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연말 생산에 돌입하는데,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면 공장 가동 시기에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지금으로선 삼성전자가 최소 25억달러를 챙겨야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투자금에 비례해 보조금을 정한다면 그 정도 금액을 지급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계산에서다.
일례로 대만 반도체기업 TSMC와 관련해선 50억달러(약 6조58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반도체법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미 정부와 TSMC 사이에 이러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400억달러(52조6400억원)를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금액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투입하는 액수의 두 배 수준이다.
다만 인텔과 마이크론 같은 미국 기업도 보조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인교 본부장은 불이익이 없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미 정부로서도 자국 기업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인텔의 경우 대출과 보조금을 포함해 100억달러(13조3550억원)의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한정된 재원을 배분하는 만큼 성사 시 삼성전자로 돌아오는 금액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어떤 것도 예단할 수 없다"면서 "그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고, 세부 내용이 공개되면 모든 게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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