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고발에 SM그룹 후계 경쟁 '대혼전' M&A로 입지 굳힌 우지영의 '공든탑' 와르르SM "일방적인 주장···'부당지원' 사실과 달라"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근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차녀 우지영 재무기획본부장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특별시경찰청에 제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복수의 제보를 통해 확보한 우지영 본부장의 ▲모욕 ▲강요 ▲상해 ▲상습폭행 ▲명예훼손 등 정황을 고발장에 담았다. 우 본부장이 평소 부적절한 언사를 일삼았을 뿐 아니라, 휴가 중에도 업무에 동원하는 등의 부적절한 지시로 직원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는 우오현 회장과 관련해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우지영 본부장을 부당하게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부동산 시행사 태초이앤씨가 천안 성정동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 본부장 소유 삼환기업 주식 등을 담보로 SM상선으로부터 돈을 빌려 부지를 매입했을 것이란 의구심에서다. 태초이앤씨는 우 본부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다.
이에 대해 SM그룹 측은 "고발장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알지 못하며, 이를 최초 보도한 특정 매체의 기사도 '일방적인 주장'만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경찰청이 이 사건을 서울 강서경찰서에 배당하면서 추후 SM그룹 오너일가를 둘러싼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가운데 재계에서 눈여겨 보는 대목은 관련 의혹이 SM그룹 '후계자 레이스'에 미칠 영향이다. 비슷한 이슈로 경영권에서 멀어진 다른 기업의 오너가 경영인처럼 우 본부장 개인도 필연적으로 신변의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1978년생 우지영 본부장은 우오현 회장이 본처와 사실혼 배우자 사이에 둔 다섯 자녀(1남 4녀) 중 둘째 딸로, 삼환기업 지분 21.7%(136만7694주, 2022년말 기준)를 보유한 2대주주다. 삼라와 삼환기업을 비롯해 우방, SM중공업, SM화진, STX건설 등 주요 계열사에 감사로 이름을 올리며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우지영 본부장은 '재계 30위' SM그룹의 오너일가이면서도 그리 주목을 받은 인물은 아니었다. 얼굴이 공개되지 않은데다, 이렇다 할 대외활동이나 경영행보가 포착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몸담은 회사가 그룹 '대권'과 거리가 있는 기업이라는 이유도 있다.
그런 우지영 본부장의 존재감이 드러난 계기는 작년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전이었다. 그의 개인회사 태초이앤씨가 이 건설사를 인수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룹 승계 주도권이 유일한 아들(막내) 우기원 SM그룹 부사장에게 넘어갔다는 게 재계의 정설이었는데, 우지영 본부장의 깜짝 등장은 그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여기에 우지영 본부장은 작년 12월말 HN아이엔씨(HN Inc, 옛 현대BS&C) 인수를 공식 선언한 뒤 막바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우 본부장에게 부실회사를 사들여 우량기업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사세를 확장한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고발 건은 장기적으로 우지영 본부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이른바 '갑질'에 부정적인 국민 정서를 고려했을 때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덧붙여 '부당지원' 의혹을 포함한 이번 사태가 장차 사법 리스크로 번진다면 다섯 자녀에게 고르게 기회를 부여하던 우오현 회장으로서도 더 이상 우지영 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SM그룹 측은 오너일가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신경을 쏟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고발장에 담긴 내용에 대해선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며, SM상선이 태초이앤씨에 운영자금을 빌려준 것도 합법적 절차를 거쳐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정황을 자세히 파악한 뒤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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