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분 0.09% 블록딜···4140억원 규모'대출금 상환' 목적···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주담대 이자↑···추가적 주식 매각 가능성도"
무엇보다 이 사장은 그간 꾸준히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한 금융권 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납부해오고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본업인 호텔신라의 실적 회복 속도가 더뎌지고 있어 이에 따른 부담 역시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15일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나은행과 삼성전자 주식 524만7140주(지분 0.09%)를 처분하는 내용의 유가증권 처분신탁 계약을 맺었다. 매각 규모는 약 414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관련 계약 기간은 내달 22일까지로, 이 사장의 지분은 이 기간 내에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 등으로 처분될 예정이다. 매각이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경우 이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율도 0.89%(5299만2821주)에서 0.8%(4774만5681주)로 줄어들게 된다.
이 사장이 계열사 주식 매각에 나선 건 약 3개월 만이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 1월 삼성전자 0.04%(240만1223주)를 비롯해 삼성물산 0.65%(120만5천718주), 삼성SDS 1.95%(151만1천584주), 삼성생명 1.16%(231만5천552주) 등 일부 지분을 시간 외 매매로 처분했다.
이 사장의 지분 정리는 천문학적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이유 때문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이 사장은 재계 여성 가운데 주식 배당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이마저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이 사장의 지난해 배당금은 1459억9000만원으로 10년 전인 2013년(15억1000만원) 대비 9571.7% 대폭 증가했다. 당초 삼성 SDS 지분만 가지고 있던 이 사장이 이후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서다.
다만 배당액이 늘어난 반면 상속세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이 선대 회장 별세 이후 삼성가(家)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으로 이 사장과 어머니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동생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총 6조원의 상속세를 납부한 이들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세 차례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발목이 잡혔다. 중국 단체 관광 활성화가 되지 않으면서 TR(면세) 부문의 반등이 불가피했던 탓이다.
이 때문에 호텔신라의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6.5% 증가한 912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3조5685억원으로 27.5%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5조7173억원)은 62.4%, 영업이익(2959억원)은 30.8% 회복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추후 주담대의 이자 비용을 낮추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우려되는 건 오너가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시장에 매각할 경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올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면세 부문의 경우 최근 문을 연 인천공항점 조기 안정화와 더불어 시내점, 온라인, 국내외 공항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호텔·레저는 위탁운영 사업 및 브랜드 활용 사업을 확대해 매출 극대화와 손익 구조 개선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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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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