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2024년 킬러․민생규제 개선과제'를 정부에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건의서에는 대한상의가 1분기 중 주요기업, 지방상의, 주한외국상의를 통해 발굴한 ▲킬러규제(58건) ▲민생규제(9건) ▲해외보다 과도한 규제(33건) 등 100개의 과제가 담겼다.
먼저 대한상의는 관광단지 시설기준 정비를 대표적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관광단지 시설기준이 단일용도(관광․휴양, 오락, 숙박, 상가, 기타)로만 규정된 탓에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된 형태의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니버설 스튜디오 촬영장 투어나 실리콘밸리 기업탐방코스와 같이 산업과 결합한 체험관광이나, 쇼핑‧숙박‧엔터테인먼트 연계 시설이 활성화됐다. 이에 상의는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한 융복합 관광단지 개발이 가능하도록 관련 관광단지 시설규정을 신설해줄 것을 요청했다.
상의는 신약개발 R&D투자 촉진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도 건의했다. 국내에선 성능이 뛰어난 혁신 신약을 개발해도 이미 시장에 출시된 대체약제보다 낮은 가격이 매겨진다. 따라서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혁신 신약 개발, 투자 촉진을 위해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낸 의약품을 약가 상한금액 가산 대상에 추가하는 등의 방향을 제안했다.
지방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차원에서 신규 외국인근로자(E-9) 배정 점수제 합리화도 건의서에 담았다. 현행 제도에서는 회사가 구인 노력을 통해 내국인을 많이 뽑을수록 외국인근로자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데,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에 외국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고용허가제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민생규제 개선과제로는 'OO페이'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의 1회 충전한도를 500만원까지 상향해줄 것을 건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선불전자지급수단 일평균 이용금액이 지난 5년간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은 이미 일상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충전한도는 15년째 200만원으로 유지되고 있어 고가상품 구매 시 불편을 야기하는 실정이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 정비도 요청했다. 기업이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해 식약처에서 성능과 위해성 여부를 검증하고 허가를 받았더라도 시장에서 유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평가를 추가로 통과해야 한다. 이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문헌, 임상자료 부담이 과도할 뿐만 아니라 평가기간이 평균 200일 넘게 소요돼 기업의 신속한 시장진출에 어려움이 있다.
이밖에 상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분야 온실가스 감축설비의 저감효율 측정의무를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해달라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국내 반도체 사업장에 수천대의 감축설비가 설치돼 있는데, 평택·용인 등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 측정부담이 지금보다 2~3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상헌 대한상의 규제혁신팀장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킬러․민생규제 개선을 추진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시적 규제유예 과제를 발표하는 등 과감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번 건의에 포함된 기업현장의 다양한 규제애로와 해외보다 과도하다고 인식되고 있는 규제에 대해서도 조속히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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