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출 규모 1900조원···1Q 연체율 0.35% 기록동 기간 中企 연체율 전년 동기 0.27%→0.41% 급증PF 리스크 악화 전망···부동산 ABS 발행도 첫 등장
28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업 대출 규모는 총 188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 대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19년 말부터 작년 말까지 분기마다 평균 10.8%씩 불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약 2배 확대한 수준이다.
문제는 코로나19를 거친 후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기업 대출 연체율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 대출은 올해 1분기 말 0.35%까지 뛰면서 전 분기(0.31%)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0.41%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말 중소기업 연체율(0.55%)보다 다소 정리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동 기간 평균 대출 연체율(0.3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1분기(0.24%), 전년 말(0.26%), 올해 1분기(0.28%) 각각 0.02%포인트씩 오른 데 비해서도 상승폭이 작지 않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취약 기업들의 차입금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되는 고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등 내수 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한 위험 지표들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설업 연체율 상승폭이 매우 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PF대출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1분기 말 기준 단순 평균 건설업 연체율은 0.78%로, 전년 동기(0.37%)의 2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건설업 연체율이 1%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분기 말 0.28%에 그쳤던 건설업 연체율이 같은 해 4분기 말 0.75%, 올해 1분기 말 1.18%로 급등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0.28%에서 0.33%, 1.13%로 건설업 연체율이 솟구쳤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분기 말과 4분기 말 각 0.26%, 0.27%로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다가 올해 1분기 말 0.41%로 올랐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말 0.46%에서 4분기 말과 올해 1분기 말 각 0.39%로 오히려 낮아졌으나, 전체 기업 연체율(0.28%)보다는 월등히 높았다.
PF대출 관련 연체율은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도 PF대출 리스크가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은 지난 25일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부동산 PF 시장이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당국에서 사업장 '옥석 가리기'를 예고한 만큼 그룹에서도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26일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부터는 PF 사업장 부실 발생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어 충당금 적립을 적극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맥락으로 1분기 등록 ABS 발행 금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38.1% 늘어나는 등 금융권의 부실채권(NPL) 털어내기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까지 전무했던 부동산 PF 기초 ABS가 6000억원 발행됐다는 점이다. 동시에 은행의 NPL 기초 ABS 발행 확대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74.9%(4조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PF대출 중심으로 NPL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은 물론 내수가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대출, 부동산 PF 리스크 이슈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확대로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가 최소 올해 9월로 밀리면서 국내 금리 인하도 묘연해진 상황이라 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세를 단기간에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