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태초이앤씨 부당지원' 조사 본격화 채권단 반발에 HN아이엔씨 인수도 지지부진 SM그룹 "천안 아파트 사업 문제없어" 반박
SM그룹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다며 반박하고 있지만, 차녀 우지영 그룹 재무기획본부장이 연이어 구설에 오른 탓에 우오현 회장의 리더십엔 금이 갈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서울 마곡·신촌의 SM그룹 사옥에 조사관을 보내 천안 성정동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사업 자료를 확보했다.
이는 SM그룹이 태초이앤씨의 아파트 사업을 지원하고자 계열사 직원·자금을 부당하게 투입했다는 의혹에 따른 조치다. 태초이앤씨는 우지영 본부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인데, 공정위는 이들이 그룹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우오현 회장과 우지영 본부장 입장에선 예견된 악재였다. 지난 3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의 고발을 통해 세간에 공개된 사안이어서다.
당시 경찰에 넘겨진 고발장을 보면 태초이앤씨는 지난해 우 본부장이 보유한 삼환기업 주식 등을 담보로 SM상선으로부터 돈을 빌렸고 천안 성정동 부지를 228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환기업은 초기 인허가 비용과 전기·수도·가스 등 인입비 28억5000만원을 대납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해당 사업과 무관한 경남기업은 TV광고 매체와 온라인 평판 관리 비용 등 3억950만원, SM상선은 경품비용 8600여 만원의 예산을 각각 별도로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는 "해당 금액이 명목도 차용증도 없이 오갔다면 업무상 횡령과 배임, 강요에 해당한다"며 고발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나선 만큼 조만간 경찰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우 본부장은 HN아이엔씨(HN Inc, 옛 현대BS&C) 인수를 매듭짓지 못하며 애를 먹는 상황이다. 현재 HN아이엔씨가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데, 태초이앤씨로의 인수를 골자로 하는 계획안에 채권자가 반발하면서 그 회생절차가 종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법원이 강제로회생계획을 인가하지 않는다면 이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 HN아이엔씨는 범현대가 정대선 사장이 최대주주로 몸담은 중견 건설사다. 우 본부장은 작년 12월말 이 회사의 인수를 선언한 뒤 세부 사항을 조율해왔다.
재계에서는 가족회사에서 출발한 두 사안이 우오현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고 있다. 장차 부당지원 건 등이 사법 리스크로 번질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물론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M그룹 측은 천안 성정동 아파트 사업엔 문제가 없다며 정면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천안 성정동 사업 자금은 공정거래에 저촉되지 않는 공정이자율을 적용해 차입했다"면서 "담보로 제공한 비상장주 삼환기업 주식은 상속세·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비상장주식등의 평가)에 따라 공정가액 평가를 통해 담보가치를 책정 하고 담보비율을 150%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환기업에 대한 정산은 태초이앤씨와 상호 합의 하에 맺은 시공 계약 기준에 따라 정상 지급되고 있다"면서 "명시된 공사 제반 비용을 정해진 일자에 맞춰 지급할 예정이며, 계약에 따라 삼환기업이 선지출한 사업 비용은 지급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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