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분기 영업익 1조2993억···흑자 기록에너지 가격·요금 인상 등 요인 실적 반영누적부채 202조···"전기 요금 정상화 시급"
한전은 10일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액 23조2927억원, 영업이익 1조29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를 냈다. 영업이익의 경우 3분기 연속 흑자 달성이다.
한전은 올해 판매단가 상승이 매출 증감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전기 판매량은 1.1% 감소했지만, 판매단가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요금을 인상하면서 9.8% 상승했다.
전력 구입비 감소도 영업이익을 내는 데 기인했다. 한전의 자회사 연료비와 구입비는 각각 2조 9229억원, 2조 9680억 정도 줄었다.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량은 늘었지만, 연료 가격 하락으로 자회사 연료비와 전력 시장을 통한 전력 구입비가 감소하면서 영업비용도 함께 줄었다.
한전의 호실적 배경에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 안정세와 지난해 단행했던 요금 인상 효과가 작용한 게 크다. 상당 수준 이익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 원료 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한 영향에서다. 또한 지난 4분기에 산업용(을) 전기 요금을 KWh 당 10.6원 인상했는데, 이로 인한 조정 효과가 이번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같은 호실적에도 막대한 누적 부채 해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누적 적자는 43조원, 누적 부채는 202조원 수준이다. 부채의 경우 전년보다 약 6% 불었다. 한전 부채가 200조원 대를 넘은 건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이에 한전은 전기 요금 인상을 통해 부채를 줄이고, 재정적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가스 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여전히 불안정한 중동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전기·가스 요금 인상의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전은 최근 악화된 재무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창사 이래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도 했다. 입사 4년 이상~20년 미만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금 외에 최대 한도 1억1000만원 선의 위로금도 추가 지급한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은 본래 130명~150명 규모로 진행 예정이었으나, 최근 369명 신청자가 몰렸다. 한전의 계획 규모 대비 2배가 넘는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이다. 일각에선 다수 직원이 한전의 심각한 재무 위기에 회의감을 느껴 고액 위로금을 택해 희망퇴직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고 있다.
또한 한전은 이번 실적에서 흑자 구조는 유지했지만 향후 영업이익은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분쟁 확산 등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고환율이 예상되는 만큼 전력구입비도 증가할 거란 관측에서다.
한전은 현 경영 상황에 대해 "약속드린 자구노력을 빠르게 이행하고, 경영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면서 "누적적자는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라고 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yee9611@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