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31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와 금융조세 분야 학계 전문가를 초청해 금투세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시장 및 학계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의 기본공제 금액이 높아 과세대상이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 공제 한도가 낮은 채권투자가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과세대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복현 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투세는 제도의 소관을 떠나 금감원이 관리하는 자본시장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투세는 폐지 이후 전면 재검토가 합당하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앞서 "금투세 일부 유예는 비겁한 일"이라고 언급한 점에 대해 "더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며 "시장이 예측할 수 있는 결론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측면에서 강한 표현을 쓴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아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금감원장으로서 금투세·상속세·상법에 대한 개정 방향은?
=조심스럽지만, 상류에 있는 공장에서 해류가 흐르면 상류에서 발생하는 문제지만 하류를 거쳐 경작하는 들판에까지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 제도 자체의 소관으로 따지면 다른 곳에 있지만 실제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금융시장이나 금감원이 관리하는 자본시장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번 건 같은 경우에는 자본시장에 수 많은 사람이 연계돼있고 시장에서의 각 행태에 대해서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금투세 제도가 어떤 결과를 나을지에 대해 과거 제정 당시 검토가 됐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그간 환경의 변화도 있었는데, 채권에 대한 투자가 금리 상승기에 많이 늘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이제 포트폴리오 구성 관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 또한 검토가 됐는지 등 효과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금감원 차원에서 최소한의 상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 정도는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여전히 금투세는 폐지 이후 전면 재검토가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금투세 폐지와 관련해 22대 국회 및 정치권과 직접 소통하거나 설득할 계획이 있는지?
=이미 정부의 입장은 정해져 있고, 시장의 이해관계자들과 개인 투자자자들도 저희한테 목소리 많이 내고 있다. 물론 이제 감독원은 독립적인 성격도 있지만 적어도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정부 및 감독 당국과 일정을 맞춰줘야 하는 입장에서 독단적으로 활동하는 점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다만 정무위·상임위 등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내용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있다면 현재의 입장에서는 설명을 안 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사모펀드가 금투세의 배후 세력이라고 주장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사모운용 쪽에서는 실제로 자산을 운용하는 대상이 주식이나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이다. 배당은 금투세의 대상이 안되고 사모의 경우에는 만기 시 고율 과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모 시장이 오히려 리스크가 크다는 입장이 많은 것으로 안다. 사모운용 중에서도 해외 주식을 많이 하는 경우에는 국내 주식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해외 포트폴리오가 늘고 해외 사모를 많이 한 사람들이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확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과도한 심리적 불안 조성이나 걱정은 조금 단계별로 정리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금투세 일부 유예는 '비겁한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한 바 있다. 여전히 입장 변화가 없는지?
=강하게 말씀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조심스럽지만 표현에 대한 취지는 2020년에 금투세를 유예할 때 앞서 검토를 미리 해놓고, 올해 도입할 때 어떤 것들을 보완할지 혹은 시장의 역할 등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면 현 시점에서 더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진지하게 논의의 장을 열어서 검토하고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하면 국회에서 결론을 내려주고, 그게 아니라면 단계적 도입을 고민하는 등 시장이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셔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상황이 곤란해서 일부 유예를 언급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정운영이나 행정부 등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하지 않을까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 이었다. 강한 표현을 쓴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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