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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국에 울고 웃었던 석유화학···"이번엔 다르다"

산업 에너지·화학

중국에 울고 웃었던 석유화학···"이번엔 다르다"

등록 2024.06.07 07:39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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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지표 개선' 회복 신호탄···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中 대규모 증설 시달린 한국···이번엔 '이구환신' 기대감 신학철 부회장 "올해 안에 조금씩 회복···성장 기회 있어"

LG화학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LG화학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장기간 불황으로 시름 하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바닥을 다지고 하반기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전반적인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의 1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은 뒤 완만한 상승세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1분기 3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 분기 1170억 원 적자 대비 규모가 축소됐다. 롯데케미칼도 작년 4분기 영업손실 3158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353억원 손실로 적자가 크게 개선됐다.

실제로 석유화학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료 나프타 가격을 제외한 금액)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196.7달러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하회하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 대비 12.8% 상승했다.

아직까지 상황이 완전히 반전된 것은 아니지만 최악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업황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2021년 하반기부터 약 3년째 지속된 석유화학 다운사이클은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점차 바닥 다져갈 전망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최대 악재였던 글로벌 대규모 증설도 올해부터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중국 석유화학사들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인한 수출단가 하락과 공급과잉에 시달려왔다.

에틸렌 기준 2021~2023년 연간 평균 약 1000만톤을 상회했던 신규 증설 물량이 올해에는 500만톤 내외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에틸렌(PE)도 같은 기간 700만톤 규모에서 절반가량 줄어든 330만톤으로 증설 규모 축소가 예상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정확한 시기를 거론하기는 어려우나 NCC 가동률이 올해 안에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 동안 누적된 공급과잉이 해소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업황의 회복 속도가 그리 가파르게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증설 사이클이 종료되는 국면이고, 절대적인 증설 물량 자체도 줄어든다는 점에 더 의의가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증설 일단락 외에도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 여름 성수기 진입과 파리 올림픽 등 호재가 겹쳤다. 특히 시장에서는 중국 경기부양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 이후 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재고 감축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 내 NCC 가동률 역시 3월 이후 85% 이상을 재차 회복했다는 점에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 회복은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정부는 최근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확대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발표했다. 이구환신은 노후 차량 및 가전·가구를 새것으로 교체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중국은행연구원은 이구환신 정책으로 창출되는 신규 자동차와 가전제품 수요 규모를 약 40조~120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내외장재 소재로 주로 사용되는 고부가합성수지(ABS) 중심의 수요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동안에도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컸지만 매년 지속된 증설 러쉬와 누적된 공급과잉에 의해 그 효과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전 연구원은 "과거에도 이구환신 정책이 실행되긴 했으나, 소비 진작과 내수 확대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다"며 "이번에 업데이트된 정책은 소비 및 투자 확대를 동시에 도모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부양에 미온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매우 적극적인 기조"라며 " 이번 중국 부양책이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 기대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로, 최근 수요 회복 기대감은 주요 석유화학 제품 선물 가격 움직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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