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번 주 글로벌 전략회의···언팩 막바지 조율전영현 부회장 데뷔전, AI 반도체 돌파구 찾을지 관심'최종현 정신' 새기고 그룹 리밸런싱 중간 점검 나선 SK
언팩 준비 막바지···전영현 데뷔전 주목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시작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씩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별·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디바이스경험(DX)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이끄는 한종희, 전영현 부회장이 회의를 각각 주관할 예정이다.
DX부문은 이주 3일간 전략회의에 나선다. MX(모바일경험) 사업부의 경우 다음 달 열리는 갤럭시 공개 행사를 막바지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Z 폴드·플립6 등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폴드·플립6는 갤럭시 S24 시리즈와 더불어 AI(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하고 무게와 두께를 각각 줄이고 얇게 해 출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행사에선 첫 스마트반지인 '갤럭시 링'과 새로운 디자인의 '갤럭시 버즈3 시리즈' 등도 함께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면 중에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세밀한 건강 데이터 측정이 가능한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이다. 지난 2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 24'에서 처음 공개된 이 제품은 블랙·실버·골드 색상에 9가지 크기로 나온다.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갤럭시 버즈3 시리즈'에 '스템(기둥)'이 생겨 기존 디자인과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낭콩' 디자인에서 애플의 에어팟과 유사한 '콩나물' 모양처럼 길게 디자인될 것이란 설명이다. 또 음악이나 배터리 등 조명을 시각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블레이드 라이트(Blade Lights)'로 불리는 발광다이오드(LED)도 탑재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는 AI 전략을 논의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세탁건조기, 냉장고, TV 등에 AI 성능을 강화한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AI가전=삼성전자'라는 공식을 만들고 있다. 앞서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4월 '웰컴 투 비스포크 AI'에서 "AI가전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누리게끔 밸류를 줄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1강(强) 구도가 흔들린 가운데 DS부문은 다음 주부터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 구상에 나선다. 지난달 반도체 수장에 선임된 전영현 부회장은 취임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에 비해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히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AI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만큼 하루 동안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선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파운드리(위탁생산)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아직 미국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했으나 올해 하반기에 12단 HBM3E 공급을 기대하고 있으며 원스톱(One-Stop) AI 솔루션을 통해 파운드리 성장을 자신한 상태다.
SK, '최종현 정신' 재무장···리밸런싱도 중간 점검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주재로 이달 28부터 이틀간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기로 했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3대 전략회의로 꼽힌다. 이번 회의에는 최 회장 및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CEO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 CEO들은 SKMS 정신을 되새기는 것으로 하반기 구상을 시작한다. SKMS는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이 정립한 선경경영관리체계로 'SK의 경영 헌법'으로 불린다. '구성원의 지속적 행복'을 위한 경영철학이 주요 목적이며 'SK 위기론'까지 지펴진 지금, 경영 환경 변화를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는 그룹 사업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재조정하는 리밸런싱 과정의 중간 점검을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탓에 흑자 전환이 늦어지고 있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가 핵심 의제다. 일각에서는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한 뒤 상장하거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지분 매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적자 기업과 합병하려는 기업의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SK온 IPO(기업공개)에 앞서 주주들에게 주식 취득 기회를 먼저 부여하기로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 같은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IET 매각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IET의 몸값은 약 2조원 수준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더 늘어날 텐데 전기차 시장이 침체기인 상황에서 인수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소재 관련 기술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중국 기업이나 사모펀드 등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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