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수혜로 은행주 오르자 회장·은행장 수익률↑자사주 적극 사 모은 김기홍 회장·이승열 은행장 고수익DGB 주가 하락 추세에···황병우 회장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3월 자사주 5000주를 약 3억8500만원에 취득했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1월부터 무섭게 오르기 시작해 7개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말 5만4100원이던 KB금융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7만7400원으로 연초 대비 43.1% 올랐다.
단 양 회장의 경우 주가 상승의 이득을 크게 보진 못했다. 3월 양 회장이 KB금융지주 주식을 취득한 시기는 이미 주가가 고점이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주가는 5월 8만1000원대를 돌파했다가 소폭 하락한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이 이미 주가가 상당히 상승한 상황에서 매수에 나선 것은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발표하는 등 밸류업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양 회장과 반대로 지난해 자사주 5000주를 1억7175만원에 사들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33.04%란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단순 계산 시 지난해 6월 매수한 주가에 대한 시세차익은 5675만원에 달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지난해와 올해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1억2950만원을 들여 3700주를 매수했으며 올해 4월에도 2억1000만원어치에 해당하는 5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지난해 3월 취득 단가 대비 현재 주가는 30.58%가량 올라 8700주에 대한 시세차익은 581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2000주를 매수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40%가 넘는 높은 수익률로 책임경영과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행장이 지난해 2000주 매수에 사용한 금액은 8010만원으로 18일 종가 기준 평가액은 3670만원(45.8%)이 증가한 1억1680만원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7~18일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첫 글로벌 IR 활동을 펼치는 등 중장기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힘쓰고 있다. 함영주 회장은 직접 홍콩 IR에 참석했으며 이후 호주를 방문해 기관투자자들과 일대일 면담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방금융지주 경영진들도 꾸준히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 회장이 지난 2023년과 2024년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약 4억1900만원으로 지난 18일 종가 기준 단순 계산한 시세 차익은 1억2224만원이다.
JB금융은 2019년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이 9.5%를 초과한 이후 매년 꾸준히 배당 성향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3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뒤 올해 2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JB금융지주는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에 힘입어 작년 말 대비 주가가 18.9% 뛴 상태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2월 자사주 1만주를 매수했으며 수익률은 5.16%에 달한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자사주 소각과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섰으며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보통주 자본 비율을 12% 이상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한편, 타 금융지주 주가가 고공행진 하는 와중에 DGB금융지주를 이끄는 황병우 회장의 고민은 깊을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지주의 주가는 연초 대비 6.1%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약 1만주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황 회장도 자사주 매입 CEO들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DGB금융지주는 이달 미국 주요 도시에서 주주와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IR를 개최했으며 황 회장 외에도 전 계열사 경영진들이 자사주 총 16만주를 장내 매입하며 책임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향상에 힘쓰고 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