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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獨 적자 CDMO 기업 품은 SK바사···"그룹 '리밸런싱' 흐름과 일치, 재무 개선할 것"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獨 적자 CDMO 기업 품은 SK바사···"그룹 '리밸런싱' 흐름과 일치, 재무 개선할 것"

등록 2024.06.27 13:58

수정 2024.06.27 15:50

유수인

  기자

백신·톡신 위탁생산 중인 IDT바이오로지카 3390억원에 인수 작년 영업손실 규모 147억원, 부채 비율 100%···"적자 감수" '5년간 2.4조원' 투자 규모는 줄듯, SK팜테코 사업 중복 우려도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 SK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 SK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적자 행진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IDT 바이오로지카를 약 3390억원에 인수한다. IDT바이오로지카는 지난해 1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이지만 회사가 보유한 글로벌 생산시설과 우수한 기술력 및 인력 등을 바탕으로 사업 시너지를 내 재무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당초 계획에는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IDT바이오로지카 인수 배경과 기대효과 등을 공개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독일 제약·바이오 대기업인 클로케 그룹의 자회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에 설립된 100% 자회사를 통해 클로케 그룹이 보유한 IDT 바이오로지카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약 7500만 유로(한화 약 1120억 원)의 신주를 포함, 회사 지분 60%를 약 3390억 원에 취득키로 했다. 주식 취득 완료 시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최대 주주가 된다.

클로케 그룹 또한 IDT 바이오로지카 지분 40%를 유지하는 동시에 약 760억 원을 투자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신규 확보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2630억 원의 보유 현금으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사진=유수인 기자사진=유수인 기자

IDT 바이오로지카는 지난 1921년 설립돼 10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기업이다. 독일과 미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10개 이상의 주요 의약품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보유하고 있다. 또 독일 정부와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며 향후 5년간 연간 8000만 도즈의 비축 물량 계약도 확보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 서남부 도시 데사우(Dessau)에 위치한 공장은 136만㎡(약 41만평) 규모로 공정·분석법 개발과 함께 임상부터 상업 단계까지 백신·바이오의약품 전 영역의 원액 및 완제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Rockville) 소재 공장에서는 초기 단계의 공정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규모는 총 3650㎡(약 1100평)다.

IDT 바이오로지카의 메인 사업은 백신이다.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국적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 바 있으며 그 외에도 일본 다케다 제약의 뎅기열 백신 등 다양한 백신 및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생산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의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임리직'을 생산하고 있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사업 진출 기반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IDT 바이오로지카는 독일 멀츠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제오민을 위탁생산 중이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미용의료 시장 진출 기대감을 높인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 SK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 SK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안 사장은 "이번 M&A는 경쟁 입찰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적절한 시점에 꽤 매력적인 가격으로 인수했다고 생각한다"며 "IDT 바이오로지카는 수준 높은 생산시설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오랜 기간 쌓은 트랙레코드와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함께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CDMO 사업은 고객 신뢰도가 중요한데 이 회사는 매출 70%가 글로벌 빅파마와 맺은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고 있다. 네트워크가 탄탄한 회사"라며 "기존 최대주주인 클로케가 40% 지분으로 남겠다고 한 점도 의미가 있다. 엑시트하지 않고 SK와 함께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던 2022년 3억 1200만 유로(한화 약 4660억 원)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팬데믹의 일회성 요인이 제거된 지난해에도 약 2억 7500만 유로(약 4100억 원)의 매출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보였다.

다만 IDT 바이오로지카는 지난 2021년~2022년 약 1800억원 수준의 대규모 CAPEX(자본투자)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고용 확대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다. IDT 바이오로지카의 차입금은 지난 5월 말 기준 1억1000만유로이고 부채 비율은 100%다.

작년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147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엔데믹 전환 이후 적자를 유지 중이다. 회사의 작년 영업손실 규모는 120억원이다.

캐파(생산능력) 대비 가동률도 낮다. 안 사장에 따르면 IDT 바이오로지카는 1억5300만 도즈의 CAPA를 갖고 있으나 가동은 5700만에 그쳐 가동률이 낮다.

이에 안 사장은 "지금처럼 낮을 가동률을 유지하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우리가 주목한 건 지금 활용할 수 있는 캐파가 있다는 점"이라며 "현재 안동 L하우스가 생산능력이 다 차 있는 상황이다. 백신 생산 시설은 증설에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드는 만큼 IDT 인수를 통해 5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고 본다"고 했다.

또 "cGMP까지 커버할 수 있는 설비를 확보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L하우스는 국내 최초로 유럽연합(EU)의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를 받긴 했지만 FDA의 cGMP는 받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 양사 매출액을 합치면 약 8000억원을 창출한다. 현금흐름에도 문제가 없어 양사 시너지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재무 성과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가운데)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 SK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안재훈 전략기획실장, 안 사장, 최재영 경영지원본부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가운데)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 SK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안재훈 전략기획실장, 안 사장, 최재영 경영지원본부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안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CGT CDMO 사업을 하는 SK팜테코와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번 인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CDMO 회사로 전환하는 목적이 아니다. 사업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IDT 바이오로지카 공장으로 CDMO도 하고 우리 자체 제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생물보안법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있고, CGT CDMO에서는 오히려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룹 전체가 리밸런싱(구조조정)이란 이름으로 최적화 작업 중인데, 이 흐름과도 일치하는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리밸런싱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지만 기회는 놓치면 안 된다. 놓치지 않기 위해 인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추가 M&A 가능성도 내비췄지만 지난해 밝혔던 '5년간 2조4000억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축소하겠다고 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새 경영 전략인 'SKBS 3.0'(백신 포트폴리오 확장, 제조 강화, 전 세계 공장 확대, 넥스트 팬데믹 준비, CGT CDMO 진출)을 발표한 바 있다.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오는 2027년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해 기존의 백신사업 매출을 꾸준히 늘리면서 CGT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역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었다.

안 사장은 "추가 M&A에 대해 관심이 많다. 지금이 좋은 회사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작년 SKBS 3.0 발표 후 1년 2개월 동안 경영에 변화가 왔다. 전체 (2조4000억원) 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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