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2분기 실적 약 90% 전망IPO 추진도 '물거품'···업황·재무 위기 영향↑정유 외 조선·전력 등 모기업 수익은 개선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737억원으로 예상한다. 전 분기 영업이익 7936억원과 비교해 약 28% 축소된 실적 전망치다.
HD현대가 기대 이하 성적표를 낼 것으로 관측하는 데는 HD현대오일뱅크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BNK투자증권은 4~5월 급격한 정제마진 하락으로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이 150억원을 기록, 1분기(3052억원) 대비 95% 급감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HD현대 조선·건설기계·전력 등 종속회사 영업익 전망치 합계는 5588억원이다. 이는 1분기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종속회사 영업익 합과 비교해 오히려 14% 상승한 수준이다. 반대로 말하면 계열사 중 현대오일뱅크가 두드러진 실적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실제 현대오일뱅크 매출은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에 따른 그룹 실적 가름도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오일뱅크는 이달부터 임원들 대상으로 하는 '주 6일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업황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연 내 재추진을 전망했던 IPO 계획도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2018년, 2022년 총 3번 IPO 도전에 나섰으나 경제·주식시장 침체 등 이유로 모두 무산됐다. 올해 초에는 HD현대 조선·해양 분야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절차를 밟으면서 현대오일뱅크 IPO 가능성에도 힘을 받는 듯했지만, 그마저도 시황 악화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매년 늘어나는 부채도 IPO 도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2년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에서 12조8086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말엔 13조2290억원, 올해 1분기에는 14조3704억원까지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섰고, 그에 따라 재무건정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에 IPO 재추진를 위해서 우선적인 재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반적 시선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 정유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도 하고, 시황 등 여러 측면에서 고려해 봤을 때 당분간 IPO 추진 검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HD현대 계열사 조선·건설기계·전력 등 부문 업황이 호재를 띠자, 그룹 전반적인 성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초호황기에 진입한 HD현대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기업들의 연이은 수주로 2~3년 치 일감을 확보하면서 당분간 그룹 내 효자 노릇을 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도 올해 업황 위기에 따른 극복 의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지난달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주영민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함께 다진 바 있다. 그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현대오일뱅크의 하반기 업황 부진 극복과 수익성 창출을 위한 경영 행보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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