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크롬캐스트 계약 연장 안 하기로···LGU+ "사용량 저조"15일부터 판매 중단, 높은 스마트TV 보급률·폰 미러링이 발목올해 초엔 SKB '플레이제트'도 종료···사라지는 '서브 셋톱박스'
업계에서는 해외와 달리 국내는 자체적으로 OTT 앱을 지원하는 '스마트TV' 보급률이 높아 서브 셋톱박스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U+는 인터넷 고객에게 선택서비스 단말기로 제공하던 동글형 셋톱박스 '크롬캐스트 위드 구글TV'(이하 크롬캐스트) 판매를 오는 15일부터 중단한다. 구글과 계약을 맺고 2022년 11월 말 국내 독점 공급에 나선 지 1년 9개월 만이다.
구글과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시점까지 시장 반응이 뜨뜻미지근하자, 기간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LGU+는 일부 인터넷 요금제에서 IPTV 셋톱박스 외 추가 선택 단말기로 ▲스마트홈 스피커 ▲기가와이파이와 함께 크롬캐스트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 왔다.
크롬캐스트는 4K 화질을 지원하는 동글형 셋톱박스다. 복잡한 배선이 없는 심플한 디자인에 다양한 OTT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편의성, 4K 돌비비전·아트모스(Dolby Vision·Atmos) 지원 등 기능을 갖췄다. IPTV가 연결된 메인 TV 외에 세컨드 디스플레이(TV·모니터·빔프로젝터 등)에 연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 먼저 출시된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
LGU+가 구글과 접촉해 국내에 정식 수입했다.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구매한 크롬캐스트 이용 고객은 단순히 OTT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지만, LGU+는 자체 IPTV(U+tv)에서 제공하는 270여개의 실시간 채널과 27만편의 VOD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했다. 또 U+tv 시청에 최적화된 전용 리모컨을 선보여 편의성을 개선했다.
LGU+ IPTV 가입자에게는 단말할부금으로 월 2200원(3년 약정)만 받아 구매 시 가격 부담도 줄였다. 일반 셋톱박스의 월 임대료(UHD4 기준)가 월 44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LGU+는 OTT 사용에 익숙한 MZ세대뿐만 아니라 모니터·빔프로젝트 등 다양한 개인화 미디어를 활용하고자 하는 다가구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반응은 좋지 않았다.
국내의 스마트TV 보급률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스마트TV 보급률이 높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조사한 2023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TV 보급률은 75.4%에 달한다. 개인화 미디어를 주로 활용하는 젊은층을 기준으로 보면, 이 수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스마트TV는 인터넷과 연결돼 애플리케이션 실행을 지원, 셋톱박스 없이도 OTT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또 스마트폰의 화면을 모니터에 띄우는 '미러링' 지원 단말기가 늘어나면서, 크롬캐스트에 대한 니즈는 더 떨어졌다는 평가다.
LGU+ 관계자는 "이용 씬(scene)이 스마트홈 스피커나 추가AP 대비 적어 신규 수급은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더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크롬캐스트와 같은 '서브 셋톱박스' 시도가 실패로 끝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K브로드밴드(이하 SKB)는 2022년 1월 말 OTT와 ▲스트리밍 채널 ▲게임 ▲노래방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틱형 셋톱박스 '플레이제트'를 선보였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지난 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 SKB는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만큼, 단말기 구매 가격을 전액 보상해줬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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