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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은, 금리 또 묶었다···가계부채 급증세 억제 등 금융 안정 우선(종합)

금융 금융일반

한은, 금리 또 묶었다···가계부채 급증세 억제 등 금융 안정 우선(종합)

등록 2024.08.22 11:2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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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금통위 기준금리 3.5%로 13차례 연속 동결"부동산·가계부채·외환시장 상황 영향 점검 필요"올해 경제성장률 2.4%·소비자물가 상승률 2.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3차례 묶었다. 상반기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 잔액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섣부른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금통위원 전원일치 결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지난달 2.9%로 집계되는 등 물가 안정세가 가시화됐지만 계절적 요인을 포함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도 반영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 이후 1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긴축을 유지했다. 이는 한은 설립 이후 최장기간이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유지하며 안정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임에도, 국내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른 가운데 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2월~3월 3.1%를 유지하다가 4월(2.9%), 5월(2.7%)에 이어 6월 2.4%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7월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2.9%로 집계돼 2%대에 진입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하는 2.5%로, 내년은 지난 전망에 부합하는 2.1%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발목을 잡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와 집값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4월부터 가계부채 증가 폭이 매달 4~5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권 총 가계부채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동기간 은행권 가계부채는 4월(+5조1000억원), 5월(+6조원), 6월(+5조9000억원), 7월(+5조5000억원)에 걸쳐 매달 전월 대비 6조원까지 늘었다. 가계대출만 아니라 가계신용(가계대출+신용카드 사용액) 잔액도 2분기 189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조9000억원 증가했다.

7월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당시 의사록을 보면 '주택 가격'이라는 단어만 50번 넘게 언급됐다. 기준금리 하향 조정 시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서울 중심의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을 통해서도 "(기준금리 조정이)수도권 주택 가격, 가계부채 등이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부동산과 부채 규모가 통화정책의 변수라고 짚었다.

최근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줄이기 위해 가계대출 증가 영향 중 하나로 꼽혔던 정책대출 금리를 최대 0.4%까지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은 7월부터 많게는 여섯 차례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올렸다. 그럼에도 이달 들어 일주일 만에 은행 가계대출이 2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확실시하고, 수도권 지역 주택 매매 주담대는 가산금리를 기본 0.75%가 아닌 1.20%로 책정했다.

환율 변동성이 큰 것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지난달 1300원 후반대를 보이다가, 최근 1300원 중반대를 보이고 있다. 20일에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달라 약세로 오전 한때 1325.2원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 폭이 크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도 이유다. 현재 미국(5.25∼5.50%)과 한국의 금리차는 2.0%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이며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역전 차는 더 커지게 된다. 외국인 자금 유출, 환율 불안 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한은이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명분이 없다. 다만 현재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9월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만큼, 이후에는 한국도 금리인하에 대한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한국은행은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좀 더 커진 가운데 성장세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흐름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 전망치를 발표하고 2024년 경제 성장률을 기존에서 0.1%포인트 낮춘 2.4%로 전망했다. 2025년 성장률은 기존 2.1%를 유지했다. 2024년 소비자물가 성장률도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2.5%로 전망했다. 2025년은 5월 전망치와 같은 2.1%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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