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보험업권 재진출···M&A에 1조5493억원 투입임종룡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손태승 부당대출 걸림돌되나···기관제재 중징계 여부 주목
우리금융지주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매각 이후 10년 만에 보험사를 다시 품게 됐다.
취임 직후부터 높은 은행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증권·보험업 진출을 노렸던 임 회장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임기 2년차에 완전 민영화 성공, 증권업·보험업 재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루게 된다.
6위 생보사 품는다···은행 의존도 개선 기대감↑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자산 약 50조원 규모의 업계 6위 생보사를 거느리게 된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2654억원)를 인수할 방침이다.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인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실사 기준일인 올해 3월말 기준 각각 0.65배, 0.30배 수준이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6위 대형 보험사로서 2023년 총자산 33조원, 당기순이익 3000억원 규모를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 ABL생명은 업계 9위 중형 보험사로서 2023년 총자산 17조원, 당기순이익 800억원 규모를 시현했으며 특히 자산운용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이다.
우리금융이 두 보험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될 경우 이달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도 완성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의 99%가 은행에서 발생하는 등 절대적인 은행 의존도가 약점으로 꼽혀 왔으나 증권·보험업 진출로 은행 의존도도 개선될 전망이다.
계열사 간 연계영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령화 및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인구구조 변화에 부합한 상품 제공도 원활해져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고객 서비스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SPA 체결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최종 인수까지는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심사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부당대출' 영향 M&A까지···대주주 적격성 심사 변수
단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 성사 여부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최근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불법 대출 의혹이 불거지며 당국의 제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15조 3항에 따라 금융사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경우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기관 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순이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우리금융은 인수가 무산될 경우 책임 비용도 떠안아야 한다.
이에 임 회장은 이날 열린 긴급 임원회의에서 관련 부서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오늘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은행 위주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일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사업계획의 수립,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며 "이를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주의 관련 부서는 최선을 다해 주시고 다른 부서에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진 와중에 굵직한 M&A까지 완성하지 못하면 더 곤란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임 회장 임기 내 증권·보험 포트폴리오 완성과 더불어 금융사고 논란 화제전환을 위해서라도 이번 M&A는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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