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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굳건한 1위인데···배달의민족이 만난 '암초'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굳건한 1위인데···배달의민족이 만난 '암초'

등록 2024.08.30 08:0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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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데피트 임시 대표 체제 유지···경영 안정 목적수익성 중심 정책 개편···수수료 인상 후 업주 반발↑쿠팡이츠와의 경쟁 심화···'배민 클럽' 성패 여부 관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배달의민족이 하반기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배민은 대표 내정자를 결정하고도 올해 하반기 임시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요금제를 개편하고, 창사 이래 첫 유료 멤버십 론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지키려는 모양새다.

올해는 배민의 숨 가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배민이 수익성 중심의 정책으로 방향을 바꾼 가운데 자영업자·라이더의 반발이 거세지고, 정부의 수수료 인하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경쟁사인 쿠팡이츠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배민은 시장 점유율 사수에 진땀을 빼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현행 피터얀 반데피트 임시 대표 체제를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적어도 올해까지는 현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리더십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기존의 내정자는 그대로다. 이달 이사회 승인 후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으나 경쟁이 심화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조정하는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배달의민족은 수익성 중심의 요금 정책을 펼치면서 내부적으로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앞서 배민은 자체 배달 서비스의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했다. 이는 경쟁사인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인데,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수익 개선을 통해 마케팅 활동 및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고 차별화 경쟁력을 키우겠단 복안이다.

무료 배달의 유료 멤버십인 '배민클럽' 출시도 준비 중이다. 배민클럽은 배민이 창사 이래 최초로 도입하는 구독 서비스로, 지난 5월 처음 선보여 현재 체험 기간으로 운영 중이다. 향후 배달비 무료 혜택을 중심으로 B마트·장보기 및 타사와의 제휴 할인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배민이 이처럼 수익성 개선에 나선 배경은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정책에 맞서기 위해서다.

쿠팡이츠가 지난 4월 무료 배달을 시행하면서 업계 전반으로 경쟁이 번지자 또 다시 배달 앱의 출혈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배민은 무료 배달은 도입하되 유료 멤버십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배민클럽을 내놓으며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런데 최근 배민은 당초 예정했던 배민클럽 도입 시점을 지난 20일에서 다음달 11일 이후로 한 차례 늦췄다. 배민클럽 무료배달은 배민의 자체 배달 서비스인 '배민 배달' 매장에만 적용됐는데, 배민은 최근 '가게배달' 매장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무료 배달 지원 범위가 확대되면서 유료화 시점을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배달의민족 제공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배달의민족 제공

당초 업계 안팎에선 배민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은 걸 두고 '자충수'가 될 수 있단 지적도 나왔다. 쿠팡이츠·요기요 등 경쟁사와 달리 배민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은 가게배달 기반이기 때문이다. 실제 배민에 입점한 가게배달 매장은 전체의 약 70%에 달한다.

현재 배민은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228만명으로, 작년 동월(2204만명)보다 1.1% 증가했다. 이는 전체 배달 시장에서 약 63%에 달하는 비중이자 2위인 쿠팡이츠(753만명)과 약 3배 큰 규모다. 다만 이 기간 쿠팡이츠의 MAU 성장률은 81.6%에 달했다.

쿠팡이츠가 배민과의 격차를 좁혀오자 배민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쿠팡이츠가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을 토대로 막대한 자금력을 갖추고,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어서다. 특히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와우 멤버십 회원이 1400만명이라는 점도 막강한 경쟁력이다.

업계에선 배민클럽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배민이 무료 배달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도고, 지금과 같은 시장 점유율을 사수할 수 있을지 판가름 날 수 있어서다. 배민클럽의 혜택이 아직 미공개 상태인 만큼 추가 혜택 규모 및 차별화 경쟁력 등이 관건이 될 걸로 보인다.

배민클럽의 안착 외에도 배민이 풀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우선 수수료 인상 이후 반발이 심해지면서 자영업자와 라이더의 단체 시위가 잇따르고, 정부 차원에서의 중개 수수료 인하 압박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배달플랫폼-입주업체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수수료 인하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수수료 인상을 이유로 오는 10월 예정된 국정감사에 반데피트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국감 증인에 소환된 바 있다. 배민의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의 고액 배당금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이 같은 인식을 떨쳐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무료 배달 유료 전환은 기존 고객의 이탈을 유도할 수 있어 도입에 앞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민 클럽을 통한 무료 배달 혜택을 가게배달 업주에도 홍보하고 소통하는 작업을 거치기 위해 일정을 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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