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이자 8%"···은행권, 금리인하기 수신경쟁력 더 키운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은행권 '머니무브' 우려 확산

다양한 우대금리 제공하는 예적금 신상품 잇단 출시

미국 소수점 주식 증정에 저출산 극복 적금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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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은행권이 금리인하기에도 높은 이자율의 예‧적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조달비용이 높아지더라도 금리 경쟁력을 제고해 일단 고객 이탈부터 막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0만좌 한정으로 비대면 전용 신상품인 'KB스타적금'을 지난 11일 출시했다. 기본이율은 연 2.0%이며 최고 연 6.0%p의 우대이율을 포함해 최고금리는 연 8.0%에 달한다. 1개월 이상 예치하면 중도에 해지해도 기본이율과 이미 확정된 우대이율을 제공해 고객은 가입 부담을 낮추고 자금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 12일 '쓸수록 모이는 소비적금' 시즌2를 7만좌 한도로 출시했다. 이 상품은 카카오페이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최고 금리 연 6.0%로 월 50만원(일 1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는 6개월 만기 자유 적금이다.

고객이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마다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이 자동 입금돼 소비와 목돈마련을 동시에 할 수 있다. 특히 최고금리는 시즌1 상품의 최고금리인 연 4.5%보다 1.5%p나 높은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신한은행은 지난달 19일 저출산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40주, 맘(Mom)적금'도 출시했다. 이 적금은 가입기간 중 출산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출산축하금도 지원하는 상품이다. 40주 임신 기간에 맞춰 만기가 40주로 정해졌으며, 기본금리 연 2.5%에 우대금리 최대 연 2.5%p를 더해 최고 연 5.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창립 42주년을 기념해 올해 연말까지 '언제든 적금' 상품도 판매한다. 언제든 적금'은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는 1년 만기 자유적금으로, 기본이자율 연 4.2%에 우대이자율 최고 연 3.5%p를 더해 최고 연 7.7%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BNK경남은행은 목표금액을 달성하면 만기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자동해지되는 '버킷리스트 적금'을 지난달 말 출시했다. 최소 유지기한(6개월)이 경과하고 가입 시 설정한 목표금액을 달성하면 가입할 당시의 약정이율과 우대이율을 모두 적용 받을 수 있다. 목표금액 달성(3.50%), 마케팅 및 모바일메시지 수신 동의(0.25%) 등을 모두 충족하면 최고 연 5.35%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한 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금융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2일 미국 주식투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달적금with하나증권' 상품을 내놨다. 오는 29일까지 한정판매되는 이 상품은 미국 인기 소수점 주식 3종과 주식 매수 쿠폰 등 최대 4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가입 고객은 한 번만 저금에 성공해도 '엔비디아' '쿠팡' '코카콜라' 등 인기 종목 3종을 1000원 상당 소수점 주식으로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9일 입출금만 해도 현금을 받을 수 있는 '리워드 서비스'를 탑재한 신개념 입출금통장을 선보였다. 입출금을 비롯해 자동이체 출금,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더하기 등 거래를 하면 리워드카드가 지급되는 예금상품이다.

또한 케이뱅크는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한도를 제한을 없애고 금액 구간에 따라 금리를 인상했다. 기존 10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었던 한도 제한을 없애고 금액과 관계없이 연 2.3% 적용에서 5000만원 초과분은 연 3.0%로 인상된 금리가 반영된다.

이처럼 은행권이 신규 예적금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오는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고 있어서다.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면 은행에 돈을 맡겼던 돈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이 이 같은 '머니무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게 됐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하락하면 만기가 돌아온 예금주들의 재예치율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은행 입장에서 예금 이외의 자금 조달은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조달비용이 다소 늘더라도 일단 머니무브를 방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