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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조류→사람' 전파로 인플루엔자 대유행 가능성···"백신 개발, 글로벌 협력 필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조류→사람' 전파로 인플루엔자 대유행 가능성···"백신 개발, 글로벌 협력 필요"

등록 2024.09.24 17:09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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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감염 발생, 사람 간 전파 우려 높아져백신 없지만 기술 존재···mRNA 적용 시 빠른 대응 가능韓 면역증강제 없고 특허 이슈 남아, 협력 필요성 제기

이재갑 교수는 이재갑 교수는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선된 범용 인플루엔자 백신 기술의 개발 및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충분한 물량을 비축하는 등 사전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진= 유수인 기자

최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감염 사례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CSL 시퀴러스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지속적인 사람 간 전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최근 동물에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감염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언제든 사람 간 전파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팬데믹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며 "특히 H5N1 바이러스에 주목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20년 넘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환자 발생 케이스가 1000건 정도 되고 사망률이 60%에 육박한다. H7N9라인의 경우에도 중국에서 약 1500명이 발생했고 이 중 600명이 사망했다. H9N2도 중국을 중심으로 환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준비된 백신이 없어서 제품이 나올 때까지 1~2년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인플루엔자는 보유 기술이 있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다"며 "향후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선된 범용 인플루엔자 백신 기술의 개발 및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충분한 물량을 비축하는 등 사전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주로 야생 수조류에서 발생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으로, 최근에는 가금류와 야생 조류를 넘어 포유류와 사람에 대한 감염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H5N1은 A형 인플루엔자의 변이종으로 지금까지 300종 이상의 조류와 40종 이상의 포유류를 감염시켰으며,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감염된 소와 가금류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가 총 14건이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최근 오리 농장 등에서 H5N1 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계획 심포지엄'을 개최해 이에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간 사노피, GSK, 노바티스, CSL 시퀴러스 등 일부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기업인 GC녹십자가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해 왔으나 상업화된 제품은 아직 없다.

백신 개발에는 유정란, 세포배양 등 전통적 방식의 제조법이 활용된다. 코로나19 백신에 적용된 새로운 플랫폼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적용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mRNA 기술의 특허권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하고, 면역증강제(백신의 면역유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 기술도 부재해 팬더믹 예방 측면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면역증강제는 항원을 절약해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할 수 있게 하고, 면역력이 떨어진 고위험군에 백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사진=유수인 기자사진=유수인 기자

이 교수는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공동개발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백신 개발 기술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핸디캡은 면역증강제가 없다는 것이다. SK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을 상용화시킬 때도 GSK로부터 면역증강제를 공급받았는데 지금은 더 이상 공급이 안 되고 있다"며 "국내 회사에서 항원을 개발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기 위해선 면역증강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 mRNA기술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해 상용화한다고 해도 특허권을 어떻게 확보할 거냐의 문제로 인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오히려 여기에 걸리는 시간 단축이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CSL시퀴러스와 같이 면역증강제, 기술 등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한다면 3~5년 이내에 (백신 개발 측면에서)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CSL시퀴러스는 글로벌 인플루엔자 백신 전문 기업이다. 스페인 독감(1918년), 아시아 독감(1957년), 홍콩 독감(1968년), 신종플루(2009년), 코로나 19까지, CSL 시퀴러스는 팬데믹이 발생할 때마다 백신을 생산해 왔다.

이같은 경험으로 회사는 적은 항원 용량으로도 면역반응을 증강시키는 'MF59 어쥬번트' 기술과 유정란 및 세포 배양 백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인플루엔자 팬데믹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실제 CSL 시퀴러스의 팬데믹 사업부는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 변종을 포함한 인수공통전염병 백신을 생산 및 공급하는 등 전 세계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CSL 시퀴러스 팬데믹 총괄 마크 레이시(Marc Lacey)는 "CSL 시퀴러스는 인플루엔자 팬데믹 발생 시 정부의 요청에 따라 기존의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팬데믹에 대항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을 대량으로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약 30개국 정부, 세계보건기구(WHO) 등과 팬데믹 대응 및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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