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울산 찾은 최태원 "풍부한 제조업 데이터로 AI도시 만들수 있어"

'2024 울산포럼' 25일 개최···AI·DX 등 디지털화 강조

최태원 "제조업-AI, 훈련과 상품화 양방향 생각해야"

"반도체 부문부터 데이터 센터 확보하는 것 등 중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에서 3번째)이 2024년 9월 25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과 문화를 활용한 울산의 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울산의 제조업이 인공지능(AI)을 어떻게 활용할지 한쪽 방향에서만 생각해서는 차별화가 어렵습니다. 제조업을 통해 AI를 훈련시키고, AI를 상품화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5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을 찾아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3회 차를 맞은 2024 울산포럼은 SK와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했으며, 올해는 '피버팅(Pivoting) 울산 : 기술과 문화로 만들다'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김두겸 울산광역시 시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한, SK 구성원 외에 울산 지역 관공서, 기업, 학계, 지역사회 구성원 약 1400여 명이 현장 또는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최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AI'와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클렌징이 잘 돼 있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AI를 훈련시켜야 하지만, 울산 개별 기업들이 이렇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울산 산업단지 내 전체 데이터를 다 같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AI 인프라를 만들고, 이를 울산 제조업에 맞도록 반영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열린 '2023 울산포럼'에서도 울산에 '디지털화'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차례 밝혔다. 당시 그는 "울산의 강점은 제조업이며, 이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AI와 디지털화가 중요하다"며 "울산의 제조업 데이터를 끌어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울산이) AI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 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사업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회사 대신 청중과의 대화를 선택한 최 회장은 '공생'이란 단어를 강조했다. 그는 개별 기업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참석자의 질문에 "울산이 (데이터화를) 시도한다면 타 도시에서도 울산에 들어와 제조에 대한 데이터를 총망라해 쓸 수 있다"면서 "가능한 AI 훈련에 자주 노출하는 등 개별 기업들과 창조적이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해관계자들이 갖춰야 하는 자세에 대한 물음에는 "브레인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울산의 청사진을 잘 설계해야 한다"며 "울산에 대한 미래 청사진과 로드맵을 그려내기 시작해야 디렉션이 맞춰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산업도시를 창조와 문화라는 '생태도시'로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한다"며 설계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을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25일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 회장은 포럼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먼저 울산포럼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는 "SK의 원래 발상지는 수원이지만, 울산이 훨씬 더 많은 공장을 가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며 "이곳을 토대로 SK의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포럼의 성장 방향에 대해서는 "상시 협의체가 들어와서 울산을 이끌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포럼하는 포럼데이를 (통해) 그런 것들을 좀 더 설명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며 상시 협의체가 구성이 될 수 있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SK그룹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대해서는 "에너지 토탈 솔루션을 차지해 신(新)에너지부터 현재 에너지까지 총망라할 것"이라며 "어떤 방향으로 해야 서로 간에 마찰이 없고, 힘을 합해서 잘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협업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룹 리밸런싱 작업에 대해서는 "잘될 것"이라며 웃음으로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82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AI 사업에 대한 질문에는 "반도체 부문에 투자되어야 하는 것도 있고, AI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 외에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는 것과, 데이터센터에 테크놀로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 에너지솔루션에서부터 들어가는 부품들까지 전부 총망라해서 효율적이고 기능이 좋은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AI·DX가 접목된 제조 현장 사례 ▲울산 제조업의 신기술 적용 솔루션과 미래 청사진 제시 ▲'컬쳐 앤 에코 시티' 울산의 변화 방향과 미래 비전 등 다양한 토의와 사례 발표 등을 선보였다.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와 남궁민 북칼럼니스트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업이 앞장설 것을 강조하며, 해외 인구 감소 극복 사례와 살기 좋은 문화·환경 도시 모델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