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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빠르고 편하게'···빅 파마 레이더 포착 'K바이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빠르고 편하게'···빅 파마 레이더 포착 'K바이오'

등록 2024.10.14 17:10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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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ADC'로 추가 기술이전 논의투여 간격 늘리는 '장기지속형 주사'도 눈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정맥(IV)주사제를 피하(SC)주사 제형으로 바꾸거나 약효 지속 기간을 늘려 투여 주기를 조절하는 등의 약물 투여 편의성을 높인 기술들에 대한 바이오 기업들의 딜(Deal)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제형 변경 기술 'ALT-B4'로 지금까지 총 7조원 이상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IV제형은 빠른 체내 분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약 시 의료진의 관리 감독이 필요해 내원 해야 하고 주사 시간도 약 4~5시간 정도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SC제형은 장소 제한 없이 자가로 주사할 수 있어 투약 편의성이 높고 IV제형 대비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ALT-B4'는 피부 내 히알루론산층에 통로를 만들어 대용량의 항체의약품이 피하주사로 투약 가능하다. 이 기술은 미국 할로자임과 알테오젠만이 보유했다.

ALT-B4는 피하주사제의 장점과 더불어 바이오베터 기술이 별도의 독자적인 특허로 보호 받는다는 점 때문에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효능, 안전성 및 편의성 등 기능성을 개선한 개량신약을 뜻한다.

회사는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미국 MSD(머크), 인도 인타스, 스위스 산도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2월에는 머크가 세계 매출 1위 항암제 '키트루다'의 SC제형 변경을 위해 기존 비독점 계약을 독점계약으로 변경해 주목을 받았다.

산도스와도 지난 7월 히알루로니다제 공동개발 및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품목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기존에 진행한 단일 바이오시밀러 대상 히알루로니다제 계약을 대체하는 것으로, 기존보다 더 많은 품목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알테오젠은 최근 항암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SC플랫폼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ADC는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하는 특이성을 가진 항체에 강력한 살상 능력의 약물이 결합된 치료제다. 전통 항암화학요법에서 나타났던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증대한다는 특징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ADC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이 치열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ADC는 모두 정맥으로만 주사할 수 있는 제형이다. 다만 정맥에 직접 주사하는 경우 많은 양의 약물이 일시적으로 주입돼 부작용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로 투약하면 투입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ADC 치료제에 함유된 히알루로니다제 투입량을 조절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최근 SC제형에 대한 국내 우선권 출원에 나섰으며, 기술이전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ADC SC제형 변경 기술 관련 제약사들과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다. (제약사 규모, 글로벌 기업 여부 등) 계약 상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라고 말했다.

투여 간격을 늘려 환자 편의성을 높인 '장기 지속형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차세대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비만치료 주사제를 지속형 제형으로 개발하는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매일 또는 주 1회 맞아야 하는 기존 약물 대비 투약 편의성을 대폭 개선할 경우 비만약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거란 전망에서다.

펩트론은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 '스마트데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플랫폼을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복수의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해 공동연구하는 것이 이 계약의 골자다. 일라이릴리는 비만약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티드) 개발사다.

스마트데포는 반감기가 짧아 상용화가 어려운 펩타이드 기반 약물을 1주에서 수개월까지 약효를 지속시키는 활성화 기술이다.

인벤티지랩도 자체 플랫폼 'IVL-DrugFluidic'를 기반으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 중이다. 해당 플랫폼을 적용하면 1회 투여로 1~6개월간 약효를 유지할 수 있다. 약물의 정교한 방출제어를 통해 생체이용률과 복약순응도를 높였고, 부작용 위험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같은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약효 지속 기간을 1개월까지 늘린 주사제 'IVL3021'을 당뇨병 및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1월부터는 유한양행과 협업해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독일계 글로벌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회사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신약후보 물질을 기반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 후보제형을 개발할 방침이다.

인벤티지랩 관계자는 "이번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바이오텍이 빅파마에 특정 파이프라인에 대한 제안을 수행한 것이 아니고, 빅파마의 자체적인 수요와 필요성에 따라 기술공급사를 선정, 제형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음에 의의가 있다"며 "따라서 이번 공동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최종 상업화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실질적인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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