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AC '엘리퀴스' 제네릭, 3년 5개월 만 시장 복귀종근당·삼진제약 재출시, 유한양행·한미약품 출시 안 해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18개 업체에서 엘리퀴스 제네릭 35개 품목을 출시하고 거의 모든 제품의 영업을 시작했다.
출시 전 업계에서는 이번이 2차 출시인 만큼 기존 영업망을 활용한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 시장에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아픽사반 성분 제네릭은 3년 5개월 만에 시장에 복귀했다. 앞서 국내 제네릭사가 특허심판 1심에서 승소하며 지난 2019년 처음 영업을 시작했으나 특허심판 2심에서 결정이 뒤집혔다. 이에 2021년 급여삭제되며 시장에서 엘리퀴스 제네릭이 모두 철수했다가 올해 오리지널 특허가 만료되며 2차 출시하게 됐다.
이번에 급여목록에 등재된 품목 가격을 살펴보면 동국제약 아피가반정이 정당 475원으로 가장 낮은 약가를 받았다. 이어 메디카코리아, 한국휴텍스제약, 한림제약, 경보제약, 제뉴원사이언스, 알리코제약, 일화, 휴비스트제약, 대웅바이오는 정당 484원으로 400원대의 약가를 받았다.
삼진제약 엘사반정은 550원, 종근당 리퀴시아는 570원으로 500원대 약가를 받았고, 휴온스와 비보존제약, 동광제약, 하나제약, 신일제약은 633원으로 600원대 약가를 받았다.
보령 비알아픽스정은 정당 724원으로 유일하게 700원대의 약가를 받아 가격이 가장 높았다.
보령은 자체 생동성시험 시행과 등록된 원료의약품(DMF) 사용 등 두 가지 기준요건을 모두 만족하고 혁신형제약 기업 지위까지 가진 유일한 기업으로서 가장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었다. 종근당과 삼진제약, 동국제약은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정가격보다 약가를 자진 인하했다.
오리지널 엘리퀴스는 지난해 원외처방액 773억원을 기록하며 국내에서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1차 판매 당시 제네릭 시장 1위였던 종근당 '리퀴시아'는 2020년 유비스트 기준 원외처방 매출 2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진제약 '엘사반'이 2020년 17억원으로 2위였고, 유한양행 '유한 아픽사반'이 11억원, 한미약품 '아픽스반'이 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앞서 1차 출시 당시 제네릭 매출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종근당과 삼진제약은 이번에도 출시를 결정했지만, 당시 점유율 3·4위를 기록했던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이번에 아예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네 개 업체 모두 DOAC 시장에서 엘리퀴스에 이어 매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렐토' 제네릭을 갖고 있다.
제약사가 1차 출시 때보다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DOAC 시장에서 엘리퀴스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가 릭시아나 특허만료가 2년 앞으로 다가온 것과 연관된다는 분석이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엘리퀴스는 올해 상반기 처방액 388억원으로 전년 동기(318억원) 대비 22% 늘었다. 반면 시장 1위인 릭시아나는 올해 상반기 5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4억원)보다 31.6% 늘며 뚜렷한 독주 체제를 형성했다.
앞서 엘리퀴스 제네릭 시장에서 철수한 후 자렐토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처방실적을 늘려 매출을 확보하는 데에도 시간이 2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엘리퀴스 재출시보다는 자렐토 매출 확대와 릭시아나 출시에 집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퀴스 제네릭을 출시한 곳에서는 자렐토 제네릭과 엘리퀴스 제네릭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엘사반 정'은 기존 항혈전제 라인업인 '플래리스 정' 및 '리복사반 정'과의 시너지로 순환기 시장에서의 획기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 성장하는 DOAC 시장에서 '엘사반 정'이 주도적인 제품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엘리퀴스 제네릭을 출시하지 않은 곳에서는 기존 제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기존에 리바록사반 성분 항응고제 제품을 갖고 있다"면서 "아픽사반을 재출시하기보다는 다른 쪽에 영업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아픽사반 제네릭은 출시계획이 없는데, 기존에 계획되어 있던 신제품 및 주요 품목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일종의 선택과 집중"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자렐토 제네릭인 '리록스반'과 '유한리바록사반' 영업에 집중하며 엘리퀴스보다 경쟁자가 적은 한국다이이찌산쿄의 항응고제 '릭시아나'(성분명: 에독사반) 제네릭 개발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 특허심판원에서 승소하며 릭시아나 조성물 특허를 극복했고, 유한양행은 지난 6월 릭시아나 제네릭인 'YHP2205'의 생동성 시험 계획(IND)을 승인받았다. 릭시아나는 지난해 국내 시장 매출 약 900억원으로 엘리퀴스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경구용 항응공제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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