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원 잭팟 LG엔솔···"전기 상용차 경쟁력 입증"(종합)

포드와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총 109GWh 규모

日이스즈와 체결한 계약 대비 10배 이상 높을 듯

파우치형 배터리로 추정···향후 美 IRA 대응 함께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LG에너지솔루션 첫 비전공유회에서 CEO 김동명 사장이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포드 자동차와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상업용 차량에 공급되는 배터리라 일반 전기차용 계약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초 다른 기업과 체결한 계약 대비 규모가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전기 상용차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고 강조하며 향후 포드와의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5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총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 규모의 셀이 전량 공급된다. 파우치형 배터리로 추정되며 계약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선 공급 물량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으로 13조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양사가 추진했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공급 물량과 신규 추가 수주 물량 등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2월 포드 및 튀르키예 코치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생산능력(CAPA)은 최대 45GWh까지 확대해 나가기로 했는데 글로벌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지면서 같은 해 11월 합작사 설립을 취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 상용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사측은 "전기 상용차는 일반 전기차 대비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 거리와 모델 교체주기가 길다"며 "고객사들은 배터리 공급사를 결정할 때 '고출력', '장수명' 등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 및 기술력을 갖춘 '프리미엄 배터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월 일본 상용차 1위 업체인 이스즈모터스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전했다. 이스즈는 상용차와 디젤 엔진, 픽업트럭 등을 생산 중이며 첫 전동화 모델인 EV 트럭 엘프에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 계약이 약 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동맹'은 미국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포드는 지난 8월 LG에너지솔루션과 2025년까지 머스탱 마하-E 배터리 생산 일부를 폴란드에서 미국 미시간주로 옮겨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은 배터리 합작사를 세우지 않았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몸살을 앓자 북미 시장을 활용해 사업 효율성을 강화해 나가자고 합의했다.

김동명 CEO 사장은 "포드와의 이번 계약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라며 "탄탄한 현지 생산능력을 적극 활용하여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