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QC·현대차 구형 아이오닉 EV에서 연달아 불두 차종 모두 현재 단종 상태···국내사 배터리 탑재과거 사례 볼 때 화재 유력 원인은 '배터리 셀 결함'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2시 14분께 충남 아산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을 하고 있던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4MATIC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도 이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나 시설 추가 피해는 없었다. 화재가 난 차에서 열 폭주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기에 차체 전소도 없었다. 그러나 한밤중 화재에 놀란 아파트 입주민 수십여명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소방당국은 아파트에 설치된 자동화재속보기 덕분에 빠른 시간 내에 소방 자원을 투입할 수 있었는데 전기차 화재 긴급 진화를 위한 질식 소화포를 설치하고 소방차 27대와 소방관 85명을 현장에 투입해 2시간여 만에 화재를 완전 진압했다.
이어 같은 날 오전 7시 40분에는 경기 용인시의 한 전원주택 지상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현대자동차 구형 아이오닉 일렉트릭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인해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전소하고 바로 옆에 주차됐던 기아 미니밴 카니발도 옮겨붙은 불 때문에 전부 탔다.
용인 전기차 화재 사고 역시 소방당국이 소방용수를 긴급 분사해 화재 발생 30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차는 나란히 구형 전기차로 국내 배터리 업체가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특징이 있다.
EQC 400 4MATIC은 지난 2019년 국내에 출시됐으나 저조한 판매량 때문에 2022년 5월 단종됐다. 아이오닉 일렉트릭도 2016년 출시돼 2022년에 단종된 바 있다.
두 차에는 나란히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됐는데 EQC에는 액체 형태의 전해질이 들어간 리튬 이온 배터리, 아이오닉 일렉트릭에는 고분자 형태의 전해질로 구성된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됐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경찰과 소방당국이 조사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업계에서는 충전 도중에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완성차 업체 과실보다 배터리 셀 결함 때문에 불이 났을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과거 충전 도중에 화재가 발생했던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등 일부 차종의 사례에서도 배터리 셀 결함이 화재 원인으로 규명된 바 있는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원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구형 차종의 경우 배터리 안전 관리 시스템(BMS)이 아예 탑재되지 않았거나 구동 정보가 제대로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화재에 취약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현재 BMS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성능 개선이 필요한 전기차는 전국에 총 10만대 정도 있다.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가장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전기차 화재의 원인은 배터리 셀 내부의 결함 때문"이라며 "화재에 대한 확실한 인과관계 확인이 필요하겠으나 배터리의 설계 구조를 고려할 때 과충전에 의한 화재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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