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부회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 겸임버즈·세탁기·전기레인지 등 연이은 불량 논란"無결함 이끌고 제품 혁신 동시에 추진해야"
지난해 삼성전자 창립 54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던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부문 부회장이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기로 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으로 한 부회장을 선임해 품질 분야의 근본적 혁신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품은 연이은 품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3'는 양쪽 블레이드(Blade)의 라이트(Light) 높낮이가 다르거나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이어팁이 쉽게 찢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삼성닷컴 공지를 통해 "사전 판매 기간 구매한 일부 제품에서 품질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2022년에는 '비스포크 그랑데 AI' 드럼 세탁기 유리문 파손 사건이 터졌다. 세탁기 유리문 이탈·파손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으로 삼성전자는 자체 조사 결과 제품 생산과정 중 도어 커버와 외부 유리 부착 과정에서 커버 접착면에 잔류 이물질 등으로 인한 외부 유리의 이탈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에 9만대가 넘는 제품을 자발적 리콜하기로 했다.
이 사건은 한종희 부회장이 DA(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생활가전 출신의 첫 사장 승진자였던 이재승 사장이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 전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다. 삼성전자는 사의 이유를 '일신상의 사유'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선 세탁기 폭발 사고로 인한 문책성 인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가전제품 리콜은 미국에서도 잇따랐다. 2022년 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통돌이 세탁기 66만3500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연기가 나거나 녹아내리고 과열, 화재 등이 발생한 탓이다. 지난 8월에는 오작동, 화재 발생 등의 이유로 슬라이드인(Slide-in) 타입의 전기레인지 30개 모델 112만개가 리콜 대상이 됐다.
앞으로 품질혁신위원회는 품질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회장이 이끄는 DX부문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더불어 스마트폰, PC 등 일반 소비자에 밀접한 제품을 생산 및 관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 인사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까지 영입해 위원회를 구성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관리형에 초점을 맞췄다면 내년에는 혁신 드라이브를 추진하려는 것 같다"며 "앞으로 품질혁신위원회는 상품 결함이 없는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AI(인공지능) 등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 맞춰 제품에 혁신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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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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