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듯 통상 업무속내는 '불만·불안감' 표출
4일 대다수 제약바이오 기업은 재택근무 전환 없이 통상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서울 여의도에 사옥이 있는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중이다.
여의도 IFC 건물에 본사가 위치한 한국노바티스도 전날 오후 늦게 재택 근무를 권고하는 공지를 냈다.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도 "평상시처럼 업무하되, 여의도는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가급적 재택을 권장한다"고 이날 오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제약 관련 행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삼성서울병원과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준비한 '2024 기술사업화 오픈 세미나'도 5일 진행된다. 관계자는 "지금 계엄령이 해제됐기 때문에 행사 진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비상계엄 해제에 따라 제약바이오 기업과 산업에는 큰 영향이 없이 평온한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바이오텍 기업이나 해외 진출에 나섰거나 준비 중인 기업 입장에서는 돌발 악재에 따른 변수를 고려하고 있다. 민감한 상황에서 의견 내기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공통적으로 감지된다.
해외 법인을 가진 한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다"면서 "이번 일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미국 진출 모 제약바이오사 관계자 역시 "이번 일과 관련해 특별한 대응이나 조치는 없다"면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의견은 없다"고 전했다. 바이오텍 모 관계자도 "지금은 딱히 남길 말이 없다"면서도 "이번 일로 향후 어떤 영향이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현재 큰 영향은 없다면서 말을 아꼈지만, 속내는 이번 사태로 인한 국가 신뢰도 하락이 해외 진출과 현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한 제약바이오 관계자는 "당장 산업에 끼칠 영향은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돼 경고등이 켜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면서 "환율 상승, 증시 변동성 등이 발생해 한국 정부에 대한 대외적인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고, 그게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체의 글로벌 진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제약바이오 관계자는 "통상 제약바이오 업계는 의약품이라는 실물을 수출하거나 아니면 신약 기술 등 무형 자산을 수출하는데, 이러한 수출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전체적인 나라에 대한 신뢰도 저하 가능성은 일부 있다. 다만 그게 어떤 산업이나 특정 기업, 기술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파트너사의 동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외국 파트너사가 이런 상황을 반기진 않을 것"이라면서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이 길게 이어지면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따라 원료의약품을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원료 수급에 당장 큰 영향이 있지는 않다"면서 "일단 상황을 더 지켜봐야 이에 따른 영향이 있을지 없을지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업체들이 최소 몇 개월 치에 대한 물동량을 확보 해놓고 있고, 업계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공급선을 다변화하기도 했다"면서 "큰 영향은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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