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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조(兆)' 실탄 잃은 두산···'플랜B' 가동 준비

산업 에너지·화학

'1조(兆)' 실탄 잃은 두산···'플랜B' 가동 준비

등록 2024.12.12 15:49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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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계엄 여파 '직격탄'···결국 분할합병 무산비핵심 자산 매각·회사채 등 투자금 확보 방안 거론대형 원전 사업도 '안갯속', 원전 정책 연속성 위기

'1조(兆)' 실탄 잃은 두산···'플랜B' 가동 준비 기사의 사진

비상계엄 직격탄으로 두산그룹이 6개월간 공들였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분할합병 추진이 무산되자 원전 사업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1조(兆)원' 투자 행방도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0일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사업 재편 안을 최종 철회했다. 그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임시 주주총회 일정도 취소됐다.

두산이 사업 재편을 철회한 데는 비상계엄으로 인한 주가 하락 여파가 컸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날로부터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6만5200원이던 로보틱스의 주가는 지난 10일 기준 약 20% 하락한 5만2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에너빌리티 역시 같은 날 2만1150원에서 일주일 새 1만7180원으로 19% 급락했다.

주가가 일주일 새 대폭 내려앉자 두산의 사업 재편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두산은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한 바 있다. 두산이 제시한 주식매수 예정 가액은 두산에너빌리티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이었으나 주가가 이를 상회하지 못하면서 회사가 비용 부담을 안을 상황이 됐다. 이렇게 되면 분할합병의 실익이 사라져 기대했던 재무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된다.

결국 두산은 사업 재편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고 판단, 분할합병을 철회했다. 당초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차입금 7200억원을 감소하고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현금 5000억원 확보, 총 1조2000억원 수준의 투자 여력을 확보할 구상이었다. 하지만 계엄 사태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대형 원전과 미래 성장 사업 등의 투자 계획도 모두 백지화됐다.

이러한 상황 속 향후 두산의 투자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전 사업부터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가스·수소 터빈 등 미래 먹거리 사업 투자를 본격화하려 했던 만큼, 합병 없이 투자 재원 확보할 수 있는 '플랜B' 모색에 들어갈 전망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지난 10일 4차 주주 서한을 통해 "당장 본건 분할합병 철회와 관련해 대안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자금 조달 방안 중 비핵심 자산 매각이 유력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큐벡스와 D20캐피탈 지분 등 비영업 자산을 (주)두산에 매각하면 5000억원가량의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외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치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형 원전 사업도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대형 원전은 ▲체코 2기(후속 2기 가능성) ▲아랍에미리트(UAE) 2~4기 ▲폴란드 또는 사우디아라비아 2기 ▲스웨덴이나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 2기 등 총 10기의 수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투자금 확보가 난관인 데다 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원전 정책의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내년 3월 본계약을 앞둔 체코 원전 수주 사업에 대해서도 염려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 탄핵 공방이 커지면서 본계약 체결과 추가 원전 수주에 차질이 생길 거란 관측에서다. 다만 체코 당국은 이날 "현재로서는 팀코리아와의 계약 체결이나 신규원전 건설 프로젝트 진행이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분할합병 재추진 가능성 여부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앞서 주주 서한에서 설명하기도 했고, 지금 당장 투자 여력 확보 계획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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