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7일 화요일

  • 서울 1℃

  • 인천 2℃

  • 백령 2℃

  • 춘천 1℃

  • 강릉 4℃

  • 청주 5℃

  • 수원 2℃

  • 안동 5℃

  • 울릉도 6℃

  • 독도 6℃

  • 대전 5℃

  • 전주 6℃

  • 광주 8℃

  • 목포 8℃

  • 여수 9℃

  • 대구 7℃

  • 울산 7℃

  • 창원 8℃

  • 부산 7℃

  • 제주 11℃

유통·바이오 올 연말 가장 바쁜 숙취해소제···내년 '기능 인증' 필수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올 연말 가장 바쁜 숙취해소제···내년 '기능 인증' 필수

등록 2024.12.17 07:00

유수인

  기자

공유

내년 '인체적용시험' 필수컨디션·모닝케어 인증 막바지 가격 인상, 마케팅 경쟁 불가피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내년 1월 1일부터 숙취해소제에 대한 표시·광고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제약업계가 근거 마련에 분주하다. 인체적용시험을 통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숙취 해소'라는 문구를 쓸 수 없어 시장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부터 인체적용시험에 따른 과학적 자료를 갖춘 경우에만 '숙취 해소'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제도'를 본격 시행한다.

당초 숙취해소제는 일반식품으로 분류돼 인체적용시험 효능 입증 대상이 아니었으나 숙취 해소 관련 부당한 표시·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실증자료를 갖추지 않고 숙취 해소 표시·광고를 하는 경우 행정처분을 받는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숙취 해소 관련 인체적용시험의 실증자료로 인정받기 위한 평가지표는 ▲숙취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지 ▲혈중알코올(에탄올)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등을 모두 측정해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생리적·생화학적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규제 강화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숙취해소제 식음료 및 제약사들은 인체적용시험을 이미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가뜩이나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과학적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고 우회적인 표현 등을 사용해 광고할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양사는 최근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맞춰 상쾌환 전 제품에 쓰이는 글루타치온 성분의 숙취 해소 효과를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 글루타치온은 숙취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빠른 체내 분해와 체외 배출을 돕는 상쾌환을 비롯해 상쾌환 스틱, 상쾌환 부스터, 상쾌환 부스터 제로 등의 핵심 원료다.

작년 12월부터 진행한 인체적용시험 결과 글루타치온 성분이 혈중 아세트알데히드를 효과적으로 분해하고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군의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는 대조군 대비 알코올 섭취 15분 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2시간 후에는 57.8%가량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제약이 지난 7월 선보인 구강용해 필름 제형 '이지스마트'에는 숙취 해소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을 충족한 '아이스플랜트 복합농축액'이 사용됐다. 해당 원료는 숙취설문지표 총 9개 문항에서 모두 개선 효과를 확인했고, 특히 음주 전후 1매씩 섭취 시(원료로 700mg 섭취 기준) 섭취 15분 이후 혈중 알코올 농도가 10.4%, 30분 후 15.1% 감소했다.

혈중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는 15분 후 7.7%, 30분 후 21.4% 감소하며 빠른 숙취 개선 효과를 보여줬다. 또 알코올 대사 효소인 ADH(알코올 탈수소효소)는 약 1.75배, ALDH(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는 약 4.09배 더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종근당은 일찍부터 '깨노니'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깨노니의 주원료는 숙취 효능에 관한 제조공법 특허를 받은 '노니트리'다. 노니트리는 간 염증 지표를 개선하고 장 내 유익균 증가 및 유해균 억제에 효과가 있어 간 보호와 동시에 음주 후 나타나는 장 트러블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알리코제약도 '다깼지'에 대한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숙취 해소 기능성 효과를 입증하고 식약처로부터 관련 허가를 획득했다. '다깼지'에는 산겨릅나무(벌나무) 추출액을 주원료로 헛개나무열매추출물, 밀크티슬 추출물, 아스파라긴산, 벌꿀과 타우린 등 숙취 해소 성분이 함유됐다.

이 밖의 시장 점유율 1위인 HK이노엔의 '컨디션'과 더불어 동아제약 '모닝케어', 메디톡스 '칸의아침' 등도 현재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중이다.

기존 컨디션에 들어있는 주요 성분에 더해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다양한 성분을 추가한 신규 소재를 개발했고, 이에 대한 인체적용시험도 완료한 상태다.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는 마련했고, 현재 식품산업협회에 표시 광고를 위한 심의를 진행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닝케어 또한 현재 인체적용시험 마무리 단계로 알려진다. 회사 측은 "1월 적용 시점 맞게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도 "현재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로 인해 과대광고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빠르게 커지고 있어 인체적용시험 비용에 따른 가격 인상과 마케팅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컨디션은 음료 등 다른 제품은 가격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스틱 제품의 경우 지속적인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격 인상을 결정한 상태다.

또 기업들은 최근 숙취해소제 주 소비자층이 젊은 층과 외국인으로 확대되고 있어 맛·제형 등을 다양화하거나 유통 판로를 확대하는 등 신규 고객층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아이큐코리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약 3500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약 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틱형 제품은 전체 숙취해소제 시장 내 비중이 2021년 하반기(7~12월) 5.1%에서 2023년 하반기 21.1%로 4배가량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