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5종 IRA 보조금 명단 포함현대차, 슈퍼차저 사용 가능 어댑터 제공북미시장 공략 탄력···트럼프 2기 '변수'
3일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기아 EV6와 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현대차그룹의 5개 전기차종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명단에 처음으로 들어가며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게 됐다.
올해 IRA 보조금을 받는 차종은 10개 브랜드로 총 25종이다. 현대차그룹과 혼다를 제외한 나머지 테슬라, 포드, 캐딜락, 쉐보레, 크라이슬러 등 모두 미국 브랜드이다. 이 중 테슬라와 포드 등 일부 모델들은 세액공제 요건 변경에 따라 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IRA 보조금은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 중 배터리와 핵심 광물의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7500달러(약 1100만원)를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공장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5를 시험 생산 중이다.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 양산도 앞두고 있다. 조지아 공장에서는 기아 EV6와 EV9을, 앨라바바 공장에서는 현대차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5종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며 그간 짊어온 수익성 부담도 덜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자체 할인 등 소비자 또는 딜러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는데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1월 미국에서 전기차 11만256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간(9만4340대)보다 19.3% 판매량을 키웠다. 그만큼 이번 보조금 포함 조치가 현대차그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여기에 현대차가 올해부터 자사 북미 고객에게 북미충전표준 어댑터(NACS)를 제공하기로 한 점도 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NACS는 테슬라가 쓰는 충전구 방식이다. 이 충전구에 맞는 어댑터를 꽂으면 기존 미국 표준인 복합충전표준(CCS) 방식으로 제작된 전기차도 테슬라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북미에는 3만6000여개의 전기차 충전기가 있는데 테슬라의 급속충전기인 슈퍼차저가 2만여개로 가장 많다.
다만 변수는 있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기차 판매 결과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IRA 보조금 유지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IRA 보조금을 폐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물론, 다른 전기차 브랜드도 타격은 불가피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IRA 보조금을 줄 필요 없다"며 거들고 있다. 미국 내 여러 의회 선거구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어 폐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나 현대차그룹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전기차 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1월까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총 31만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썼다. 전년 동기간 대비 22% 늘어난 수치다. 12월 추정 판매치까지 합산할 경우 연간 총 33만8000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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