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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한 우물 판 큐로셀, '기적의 항암제' 국산화···흑자전환 '속도'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biology

한 우물 판 큐로셀, '기적의 항암제' 국산화···흑자전환 '속도'

등록 2025.01.06 10:32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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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 치료제 '림카토' 올 하반기 출시 목표'가격·효과·접근성' 경쟁력, 내년 매출 693% 성장LG화학 출신 연구진 집단 포진, 역량 극대화

 한 우물 판 큐로셀, '기적의 항암제' 국산화···흑자전환 '속도' 기사의 사진

큐로셀이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국산 첫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셀) 상용화에 나선다. 특히 제품 출시와 동시에 보험급여가 적용될 것으로 보여 높은 환자 접근성을 기반으로 시장 안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주사 한 번으로 완치···연평균 40%씩 성장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림카토는 국내 바이오텍이 개발부터 최종 허가까지 전 과정을 진행한 국산 첫 CAR-T 치료제다. 재발성, 불응성 거대B세포림프종(LBCL)을 적응증으로 하며, 먼저 허가 받은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대적하게 된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기 때문에 늦어도 3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신약개발부터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년이다. 이마저도 임상 실패, 높은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약물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큐로셀은 'CAR-T 치료제의 암 치료효과 개선' 목표를 위해 2016년 11월 설립부터 지금까지 치료제 개발에 집중,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CAR-T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제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면역세포)를 뽑아 암세포를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에 투약한다. 암세포를 사멸하기 위해 외부 물질이 아닌 체내의 면역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항암제와 차이가 있고, 환자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CAR-T 치료제는 지난 2017년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이후 연평균 40%씩 성장하고 있다. 킴리아는 주사 한 번으로 악성 백혈병의 치료를 기대할 수 있어 '기적의 치료제'로 통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CAR-T 세포치료제 시장은 37억4000만 달러(약 5조원)에서 2029년까지 연평균 39.6% 증가한 290억 달러(약 41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길리어드의 '예스카타'(악시캡타진 실로류셀)·'테카터스'(브렉수캅타진 오토류셀), BMS의 '아베크마'(성분명 아데캅타진 비클류셀)·'브레얀지'(리소캅타진 마라류셀), 얀센 '카빅티'(실타캅타진 오토류셀) 등 6종의 CAR-T 치료제가 미국 허가를 받았으나 국내에서 쓸 수 있는 약물은 킴리아, 카빅티 정도다.

'PD-1·TIGIT' 제거 기술로 CAR-T 세포 기능 강화


큐로셀 제공큐로셀 제공

큐로셀은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하고 있는 CAR-T 치료제 시장 진입을 위해 면역관문수용체 발현 억제 기술 'OVIS'를 개발했다. 이 차세대 기술은 면역관문수용체인 'PD-1'과 'TIGIT' 유전자를 제거해 CAR-T 세포 기능을 강화시킨다. 한 번의 유전자 조작으로 CAR 발현(암세포 인식 능력 추가), PD-1 및 TIGIT 제거(CAR-T 세포 기능 강화) 등 3가지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해당 기술이 적용된 CD19 표적 CAR-T 임상에서 PD-1 발현은 평균 70% 억제됐고, TIGIT 발현은 평균 90% 억제됐다. CAR-T 기술과 면역관문억제제 기술을 융합한 것은 OVIS가 최초로, 현재 20여개국에 특허 출원 중이다.

큐로셀 제공큐로셀 제공

이 기술을 적용한 림카토는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진행한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더 높은 약효를 입증하며 기술 가치를 증명했다. LBCL를 적응증으로 한 임상 2상시험 최종결과보고서(이하 'CSR')에 따르면, 유효성 분석 대상자 73명 중 림카토 투여 후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완전관해'에 도달한 비율(CRR)은 67.1%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일차 평가변수인 객관적반응률(ORR)은 75.3%로 나타나 기존 치료제(킴리아) 대비 우수한 데이터를 확인했다. 안전성 또한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했다.

'한 우물 파기' 전략 성공, 접근성 등 경쟁력도 충분


큐로셀이 글로벌 제약사와 대적할 만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던 건 세포유전자치료제 관련 개발 경험이 풍부한 연구진들이 한데 모여 '한 우물 파기' 전략을 실행했기 때문이다.

김건수 대표를 포함한 큐로셀의 주요 임원진들은 일명 '바이오 사관학교'로 불리는 LG화학 출신이다. LG화학의 기술력은 토종약 최초로 FDA 문턱을 넘은 항생제 '팩티브'를 통해 입증된 바 있으며, 이곳 출신들도 현재 국내 바이오업계를 주름잡고 있다.

김 대표는 연세대 면역학 석사 학위를 딴 뒤 LG화학에서 R&D 전략기획 및 과제발굴을 담당했다. 처음엔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나 능력을 인정받아 관리직 업무도 경험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CEO에게 필요한 자질, 능력 등을 두루 갖추게 됐다.

그는 차바이오텍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에 관심을 갖게 됐돼 창업 멤버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김찬혁 전 카이스트 교수(현 서울대학교 교수)가 미국에서 돌아왔고, 국내 항체 전문가인 이화여대 심현보 교수도 김 대표와 뜻을 같이 하게 되며 큐로셀을 공동 창업했다.

탄탄한 인프라 덕분에 인재들도 바로 확보할 수 있었다. 작년 3분기 기준 회사 임원은 총 12명으로, 이 중 7명이 LG화학 출신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충분한 대기업 경험이 있는 임원진들이 조인해 한 우물만 파다보니 비교적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림카토의 빠른 상용화와 시장 안착을 위해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최근 영입한 이승원 상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판된 킴리아의 상업화 과정을 이끈 경험을 보유한 혈액암 및 CAR-T 치료제 관련 전문가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림카토의 상업화에 이 상무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큐로셀 제공큐로셀 제공

회사는 림카토의 품목허가는 물론 시장안착까지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먼저 시판된 킴리아가 처방 환경을 구축해놨기 때문에 CAR-T 치료제 처방 자체가 수월해졌고, 임상을 통해 림카토를 경험한 의료진들은 오히려 실제 처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림카토는 임상이 끝나자마자 보건복지부가 진행하는 '허가신청-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에 선정됐고, 앞서 식약처로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제도 대상으로도 지정받은 바 있어 품목허가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신속처리 대상으로 지정되면 '첨단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 심사' 규정에 따라 임상 2상 시험 결과만으로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 시범사업을 통해선 림카토의 허가와 동시에 약가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보험급여 절차가 기존보다 더 빠르게 이뤄진다. 킴리아는 출시 후 1년이 지나서야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림카토는 효과는 물론 가격과 접근성면에서도 킴리아보다 우위에 있다.

킴리아의 경우 1회 투여 비용이 3억6000만원에 달하지만 급여 적용으로 598만원에 처방된다. 림카토가 최신 치료제이긴 하나, 이미 시장에 있는 기전의 약물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하거나 약 10% 정도 더 저렴할 수 있다. 회사 또한 현행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계획이어서 출시와 동시에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혈액암 환자들은 지금보다 더 빨리 CAR-T 치료제를 투약 받을 수 있다. CAR-T 치료제는 개인 맞춤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면역세포 체취→제조→품질검사→투약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킴리아는 미국 공장에서 제조된 뒤 한국에 도착해 환자 투약까지 1~2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림카토는 대전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공장에서 제조돼 공급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더 우수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말기 암환자에게 써야 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빠르게 조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국내에 생산공장이 있는 것이 더 경쟁력 있다"며 "약효와 안전성도 림카토가 더 뛰어나고, 환자 부담금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올 상반기 중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되면 하반기부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을 진행한 빅5 병원 및 지방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매출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겠단 계획이다.

지금까지 실적이 없던 큐로셀은 올해부터 매출 발생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692.5% 성장하며 단번에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또 5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하고, 이듬해인 2027년엔 800억원이 넘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림카토 적응증 및 치료제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큐로셀은 국내에서 림카토의 치료범위를 성인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ALL)으로 넓히기 위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림카토가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하면 LBCL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림카토 허가는 차세대 CAR-T 치료제의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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