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안건으로는 집중투표제를 비롯해 이사 수 상한 설정, 신규 이사 선임, 주식액면분할, 집행임원제 도입 등을 의결했다.
당초 오전 9시 개회 예정이었던 임시주총은 시양측이 확보한 주주 위임장 확인·검표 등이 과정이 길어진 탓에 약 5시간 만인 오후 1시52분께 개회됐다. 그러나 출석 주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일부 주주들의 지적에 시작과 동시에 파행을 겪었다. 결국 오후 3시쯤 다시 시작됐다.
안건 상정에 앞서 고려아연은 "상법 조항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당사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고려아연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해 전날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최씨 일가와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지분 약 10.3%를 취득한 것이다.
상법 369조 3항에 따르면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갖고 있으면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고려아연 지분 25%(526만2000여주)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 채 진행된 표결에서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이 가결됐다. 이 안건은 참석주식 수 901만6432주에서 찬성 689만6228주, 반대 206만7456주, 기권 약 5만주를 기록하며 찬성률 76.4%로 집계됐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당초 지분 경쟁에서 밀리는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내놓은 카드다. 다만 법원의 제동으로 이날 주총에선 집중투표를 통한 이사 선임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3월 정기주총에서는 활용할 수 있다.
이날 이사 수 19명 이하 제한 안건도 최 회장 측 의도대로 출석 주식수 73.2% 찬성표를 받아 통과됐다. 이에 따라 영풍·MBK 연합은 이사회 과반 장악에 실패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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