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GDP 성장률 전망치 1.9%→1.5%로 조정당초 예상 큰 폭 하회···정치 불확실성·美 관세정책 영향
한은은 25일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0.4%포인트(p) 조정했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p 이상 낮춘 것은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성장흐름을 보면 1분기 중 성장률은 미국 관세정책 예고 및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위축, 날씨 등 일시 요인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을 하회할 전망이다. 2분기 이후에는 정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는 가운데 금융여건 완화의 영향도 나타나면서 내수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출은 통상환경 악화로 연말로 갈수록 하방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2026년 GDP 성장률의 경우 통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있으나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되면서 금년보다 0.3%p 높은 1.8%로 추정했다. 이는 작년 11월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실물·금융·불학실성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내수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신정부의 경제정책과 그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며 중국은 주요국과의 통상마찰이 성장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겠으나 적극적 내수 진작책이 이를 일부 완충할 것으로 평가된다. 유로지역은 통화긴축 완화 지속에도 제조업 부진, 정치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개선세가 미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의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의 하방압력이 증대됐다. 한은은 국내정치 불확실성의 경우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 이후 점차 해소되면서 하반기 중 경제심리가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금상승률은 기업실적 악화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회사채)는 통화정책 완화 기대 등으로 하락했으며 원·달러환율은 국내정치 불확실성, 미국 관세정책 추진 등으로 1400원대 중후반까지 높아졌다가 최근에는 1400원 초중반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주택가격은 거시건전성 정책,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둔화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상방요인과 낮은 수요압력, 정부 물가안정대책 등 하방요인이 상쇄되면서 11월 전망에 부합한 1.9%로 발표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초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으나 낮은 수요압력, 지난해 높았던 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등으로 점차 둔화해 목표수준 근방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환율‧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가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높아졌으며 근원물가도 오름세가 소폭 확대됐다.
경상수지는 최근 통상여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금년 중 흑자규모가 당초 전망인 800억 달러를 하회하는 750억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수지는 최근 미국의 예상보다 빠른 관세정책 추진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지난 전망에 비해 흑자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수지는 환율상승에 따른 내국인의 해외소비 둔화 등으로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적자폭이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취업자수 증가규모의 경우 지난해 16만명에서 금년 10만명으로 둔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 위축,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건설업과 대면서비스업의 고용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단 정부 일자리 사업 확대와 보건복지 등의 견조한 증가세가 고용 둔화폭 제한 요소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은은 글로벌 무역갈등이 조기 완화될 경우 국내 성장률은 기본 전망 대비 올해 0.1%p, 내년에는 0.3%p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금년 중 미국과 여타국이 상호보복하에 큰 폭의 관세를 부과하며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한국의 성장률은 기본 전망 대비 0.1%p, 내년에는 0.4%p 각각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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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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