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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脫 코로나' 본격화···씨젠·에스디바이오센서 실적 회복세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脫 코로나' 본격화···씨젠·에스디바이오센서 실적 회복세

등록 2025.02.27 15:08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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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키트 시장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적자 탈출 해법 '비코로나 제품'미래 성장 위한 전략적 투자 강화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주요 진단키트 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비코로나 진단제품 사업을 확장하며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첫 해인 2023년부터 적자의 늪에 빠졌으나, 신사업 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진단 업계의 대표 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최근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개했다.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확대되고, 적자폭이 축소됐다. 비코로나 제품의 판매 증가가 실적 향상에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적자가 5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4% 감소했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946억원으로 5.9% 증가했으며, 순손실은 981억원으로 79% 줄어들었다.

회사는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의 연결 회계처리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비 577억원 발생을 들며, 이는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적 비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실적 개선은 진단 토탈플랫폼을 구성하는 신속 면역 진단기기 'STANDARD Q', 형광 면역 진단기기 'STANDARD F', 분자 진단기기 'STANDARD M', 혈당 측정기 등 주요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회사 측은 진단 부문에서는 제품별로 HIV·매독 동시 진단키트를 포함한 성병 진단 제품과 말라리아 진단 제품 등 비코로나 제품이 매출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타 제품으로 기록되는 비코로나 제품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979억원으로 코로나19 제품 매출이 매출 비중 대부분을 차지하던 2022년 동기 84억원대비 약 24배 증가했다. 기타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0.31%에서 지난해 38.46%로 늘었다.

수익성 개선은 생산시설 가동률 상승에 따른 원가절감 영향으로 풀이된다. 면역화학 진단제품, 자가혈당 측정제품 공장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0.4%, 100.2%로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기 각각 21.6%, 84.8%에 머물렀던 것에서 각각 두 배 이상, 15.4%P(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에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원가는 2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1802억원) 감소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비코로나 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와 매출원가의 안정화로 수익 구조가 개선됐다"고 전했다.

씨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143억원, 영업적자 16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3674억원) 대비 469억원(12.8%)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전년(301억원) 대비 136억원 개선됐다. 또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적자는 48억원, 당기순이익은 422억원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진단시약과 추출시약을 합한 전체 시약 매출은 897억원으로, 진단시약 매출은 795억원, 추출시약 매출은 102억원을 기록했다. 진단시약 매출 중 비코로나 제품은 761억원을 차지했으며, 시약 외 상품 매출은 256억원이었다.

시약 매출 가운데 호흡기 제품과 소화기 제품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전년 동기 대비 호흡기 세균(PB) 제품 매출은 200% 급증했으며, 호흡기 바이러스(RV) 제품과 소화기(GI) 종합검사 제품 매출은 각각 20%씩 증가했다. 이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폐렴,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노로바이러스 등의 전염병이 글로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유럽이 63%로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 13%, 한국 10%, 중남미 8%, 북미 6%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김정용 씨젠 재무관리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코로나 제품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져, 분기당 평균 매출이 2023년 900억원, 2024년에는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도 지속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진단산업이 성장 산업으로 자리잡은 특성상 적극적인 투자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코로나19 재고 관련 비용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의 실적 개선은 주요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들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주요 진단기업들 중 매출 확대와 영업적자 축소를 모두 달성한 기업은 씨젠·에스디바이오센서 외에는 휴마시스와 수젠텍 두 곳에 불과하다.

휴마시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54억원으로 전년(138억원) 대비 84.06% 증가했으며, 영업적자는 102억원으로 전년(524억원) 대비 422억원 감소했다. 수젠텍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01억원으로 전년(71억원) 대비 42.25% 증가했으며, 영업적자는 220억원으로 전년(228억원) 대비 8억원 축소되었다.

그 외 기업들은 아직 실적을 밝히지 않은 피씨엘을 제외하고, 모두 매출이 감소하거나 영업적자가 확대되는 등 부족한 실적을 보였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진단키트 등을 개발·공급하며 성장을 이룬 진단기업들은 코로나19 진단 제품 매출이 빠지면서 2023년 일제히 적자 전환을 겪었다. 판관비를 크게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적자 전환을 피할 수 없었고,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각 업체는 코로나 기간에 쌓은 현금을 활용해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비코로나 제품 매출 성장을 집중하며 대응책을 마련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올해 공장 증설과 인수합병 등을 마치고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9일 인도 구루그람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공장은 총 5만4116.48㎡(약 1만6398.9평) 규모로, 이는 기존 인도 공장의 7배 이상 큰 규모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 인도 공장 증설을 위해 자회사 에스디바이오센서 헬스케어 Pvt가 39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인도 내 풍부한 노동력, 낮은 인건비, 원부자재 현지 조달을 바탕으로 제조비용을 절감하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마진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 연간 생산 능력을 2.9배 이상 확보하고, 체외 진단 시장에서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씨젠은 최근 장비 개발업체 단디메카를 인수했다. 씨젠은 주문형 자동화 장비업체 단디메카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자동화 분자 진단 검사 시스템인 '씨젠 스탈렛-AIOS'를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런칭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차세대 진단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노시원 씨젠 사업개발실장은 "진단시약 시장에 이어 진단장비 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장비 개발에 필요한 업체들을 지속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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