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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적자 전환 코로나 진단기업···신사업 개척 나서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적자 전환 코로나 진단기업···신사업 개척 나서

등록 2024.05.13 16:00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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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코로나 진단기업 지난해 일제히 적자전환해외진출, 신사업 도전 등 대응책 마련 분주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지난 1일 가장 낮은 '관심'으로 하향되며 한국은 사실상 '엔데믹'(일상적 유행)에 들어섰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진단키트 등을 개발·공급하며 성장한 코로나 진단기업은 지난해 일제히 적자로 전환했다. 각 업체는 코로나 기간 쌓아둔 현금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선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분의 진단키트 기업의 실적이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국내 대표적 진단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지난해 각각 2480억8500만원, 300억53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각각 60% 이상 줄어든 6556억7651만원, 3673억7504만원을 기록했다.

이외 랩지노믹스, 휴마시스, 제놀루션, 피씨엘, 수젠텍, 미코바이오메드 등 모든 기업이 영업손실을 냈고 랩지노믹스(-39%)와 휴마시스(-70%)를 제외하면 매출도 모두 80% 이상 줄었다.

올 1분기 실적도 전망이 밝지 않다. 씨젠은 지난 10일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이 1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8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4.3% 늘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89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고, 순손실도 20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기업들도 상황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엔데믹을 앞두고 몇몇 기업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대표적으로 씨젠은 지난해 전년 대비 17.4% 감소한 약 1692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2022년 판관비를 줄인 데 이어 2년 연속 판관비 지출액을 줄였다. 휴마시스도 지난해 전년 대비 61.7% 줄은 152억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미코바이오메드도 2568억원 수준이었던 판관비를 지난해 1251억원으로 줄였지만 적자전환은 피할 수 없었다.

주가도 꾸준한 내림세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폭등하던 지난 2022년 2월 주가가 8만1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급락해 현재는 1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씨젠은 지난 2020년 16만1926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꾸준한 하락을 거듭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쭉 2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엔데믹에 따른 전체적인 영업 실적 하락에 따라 각 기업은 그간 쌓아둔 현금을 활용해 해외진출, M&A 등에 나서며 새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PCR 기반 기업 씨젠은 중장기 사업전략으로 '기술공유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씨젠만의 독자 기술과 노하우의 결정체인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과 시약개발 자동화시스템 SGDDS(Seegene Digitalized Development System)를 글로벌 기업에 제공해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 생산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혁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씨젠은 올해 들어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협약을 맺은 데 이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브렉스'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브렉스는 SW(소프트웨어) 기획과 UX/UI(사용자 경험/사용자 인터페이스) 전문회사로, 씨젠의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비코로나 제품군 판매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진단(키트+시약) 제품은 전년 대비 70% 감소한 171억원인데 비해 비코로나 키트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614억원을 기록해 코로니 키트 매출비중은 전체 키트 매출의 22%로 하락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동안 6300만원으로 낮아졌던 증폭장비당 비코로나 진단 키트 분기매출은 2024년에는 팬데믹 이전(1억1700만원)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씨젠은) 2024년부터 영업이익률 회복이 가속화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팬데믹 이전의 영업이익률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2조원을 투입해 체외진단기기 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합병했다. 회사 측은 당시 체외진단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메리디언은 소화기 감염 진단플랫폼 분야에서 북미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이다, 메리디언의 소화기 감염, 납 중독 진단 제품 부문의 높은 미국시장 점유율을 발판으로 북미 시장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입지와 유통망을 넓히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강화, 현지 생산기지 구축,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가속화에 나서겠다는 것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구상이었다.

비(非) 코로나 제품인 만성 질환 관리 관련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도 효과를 보고 있다. 기타 제품 매출이 지난 2022년 90억원에서 지난해 약 2739억원으로 30배 넘게 증가했고 기타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백지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스탠다드 Q, F, M10 등 FDA 등록허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 말부터 FDA 제품승인 후 영업망 확보 등 두 회사의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휴마시스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2차전지 소재 광물 생산업 진출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신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휴마시스는 매장량이 풍부한 아프리카 짐바브웨를 시작으로 리튬, 흑연, 니켈 등 2차전지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한 광권 확보를 위해 현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회사 업력이나 경영진 이력이 2차전지 소재나 광물산업과 거리가 멀어 해외 네트워크 확보 역량이 충분한지 의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광물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휴마시스의 광물산업 진출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휴마시스 측은 "지난해에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해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이에 신규 사업과 손익구조 개선을 위해 다변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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