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사내이사 사임···롯데쇼핑 복귀유통·화학 사업 '책임경영' 강화오너 리더십 기대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다루지 않는다. 신 회장의 임기는 오는 22일까지다. 신 회장 대신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반면 신 회장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롯데케미칼 사내이사직은 재선임, 롯데쇼핑 사내이사로는 5년 만에 복귀한다. 주요 계열사 중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 등 오너 차원의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모습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이 롯데칠성 대신 롯데쇼핑 경영 참여에 나선 건 롯데가 직면한 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짙다. 주력 사업인 유통·화학 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작년 말 롯데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자 롯데는 그룹 차원의 비핵심 사업 및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 강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당초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한 2017년 계열사 10곳의 등기이사에 올라 과도한 임원 겸직이라고 지적받기도 했다. 이후 핵심 계열사만 남겨두고 모두 내려놨다. 작년 기준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사내이사에 올라있었다.
사내이사로서의 신 회장은 오너 차원의 책임경영과 글로벌 투자, 인수·합병(M&A) 등 사업 확장에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실제 롯데칠성은 신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한 2023년 필리핀펩시(PCPPI)를 인수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필리핀펩시는 지난해 흑자 전환해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랐고, 롯데칠성의 연매출도 지난해 처음 4조원을 넘겼다.
신 회장이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등기임원에 복귀하면서 두 계열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신 회장은 안정적인 계열사에는 독립성을 부여하고, 부진한 주력 사업엔 직접 관여하며 책임경영 기조를 강화, 향후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했다.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5372억원(통상임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 제외)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9843억원으로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손실 8948억원, 당기순손실 1조802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그룹 차원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비핵심 점포 매각과 주요 점포 재단장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자회사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추가 조달하고, 적자에 빠진 재무 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의 롯데쇼핑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그룹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유통 분야의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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