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등 국내 조선업계 '스마트 조선소' 구축 한창AI로 생산성‧안전성 강화···고질적 인력난 해결 돌파구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는 '스마트 조선소' 도입에 한창이다. 스마트 조선소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기술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HD현대는 지난 2021년부터 미국 팔란티어 테크놀러지와 '미래형 조선소(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길에서도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대표와 프로젝트를 논의할 정도로 'AI 조선소'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2030년에는 생산성이 30% 향상되고, 선박 건조기간은 30%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달에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독일 테크놀로지 기업 지멘스와 협력해 '산업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로 3D 모델을 생성해 선박을 설계 및 시뮬레이션하며 시각적‧물리적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맞서 한화오션도 2026년까지 조선소 전체를 AI 기반의 거대 스마트 야드로 전환한다. 안전 강화를 목적으로 IoT(사물인터넷), AI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공정을 자동화한다.
디지털 생산센터를 운영해 생산 공정 정보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바다 위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자동화율을 70%까지 높여 안전성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3D 디지털 생산 도면을 적용한 '무(無)도면 조선소'를 실현하면서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종이 도면의 잦은 설계 변경이나 도면 훼손과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설계-생산 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다.
국내 조선업계가 앞다퉈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힘쓰는 이유는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초호황기를 맞이했지만 조선업계의 최대 숙제인 인력 수급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고질적인 인력 부족 현장에 자동화와 로봇 기술 등을 도입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작업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2024년 조선‧해양 산업인력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 업종의 미충원율은 14.7%로 전산업평균 8.3%와 비교하면 6.4%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조선업계 인력 부족의 주된 이유는 '사업체에서 제시하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 4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이 27.1%로 뒤를 이었다.
사실상 임금 대비 업무강도가 높은 탓에 고질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최근 외국인 인력을 투입하면서 인력 문제를 점차 해소하고 있지만, 숙련공의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조선업 호황으로 늘어난 발주량을 국내 조선사가 소화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당장 2년 후인 2027년부터 조선업계에 약 13만 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선업 부활 목표에 따라 향후 미국과의 협업이 기대되는 만큼 당면한 인력난을 해결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점"이라며 "AI를 접목한 스마트 조선소가 인력난 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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