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3등급···원칙상 자회사 편입 어려워져이달 중 심사의견 금융위에 보고···예외 승인조건 다각도 검토다주택자 주담대 확대 경계···은행권 압수수색 결과도 곧 발표
이 원장은 19일 오전 서울 금감원 본원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지난 18일 우리금융과 금융위에 통보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은 건 지난 2004년 이후 21년 만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3등급은 이례적이다.
금감원은 자본 적정성, 자산 건전성, 경영관리 능력, 수익성, 유동성 등을 종합 평가한 뒤 최종적으로 경영실태평가 등급(1~5등급)을 결정한다. 금융지주는 원칙적으로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을 획득해야 자회사 인수를 승인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 하향 조정은 우리은행의 대규모 부당대출 건이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이번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를 별도 평가부문으로 분리했고, 평가 비중 역시 기존 5%에서 15%로 끌어올렸다. 금감원이 밝혀낸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금액은 2334억원으로, 이 가운데 730억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이 연루됐다.
이 원장은 "당국이 금융회사에 대한 리스크를 살펴보는 경영실태평가는 원칙적으로 외부에 자세히 얘기할 이슈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과 관련해 이슈가 있고 논란들이 너무 커지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금융은 자회사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 의사결정 시 사전 검토, 자회사 리스크 한도 관리 및 금융사고 관리 등 그룹 전체의 내부 통제, 리스크 관리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다"며 "이는 여타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다소 미흡한 수준이며, 직전 경영실태 평가에 대비해서도 하향 조정된 평가항목이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 측에서 여러 경영개선 방안을 제출해 협의 중"이라며 "내세운 조건들을 충족할 수 있는지 포괄적으로 점검해 이달 중 금융위에 심사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마친 금감원은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다. 사업 계획의 타당성, 재무 상태 및 건전성 등을 따져보고 있는 금감원은 우리금융으로부터 내부통제 개선계획을 전달받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최종 확정된 만큼 자회사 편입 예외 승인 가능 여부 및 조건 등에 대해 법규에 따른 선택지를 다각도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감원은 조속한 시일 내에 금융위에 검토의견을 보고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지난 2021년 경영실태평가 등급도 2등급에 턱걸이한 수준이다. 사소한 하향 요인만 있더라도 3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는 우려가 컸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 예외적인 자회사 편입 조건은 다양한 기준들이 존재한다"며 "우리금융이 제출한 각 기준별로 개선내용을 점검해 금융위에 의견을 드릴 예정이고, 우리금융과 보험 산업의 시장에 대한 영향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외적인 요건이 충족됐다고 해도 금융위의 승인은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다"며 "금융위원회 심사에 참여하는 한 사람으로서 금융위의 판단에 어긋남이 없도록 잘 보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일부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된 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언론 보도가 없었다면 저희도 차분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우리의 내부통제 실패의 문제인지 다양한 의사소통 과정에서의 관리 부재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은행권의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이를 금융위와 함께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갭투자 수요가 더 늘어날 경우 다주택자 주담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한 이 원장은 IBK기업은행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등에 대해서도 이달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잇단 금융사고로 얼룩진 은행권에 다시 한번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겠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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