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흩어져 있던 한화오션 지분 1조 3000억원 매입유상증자 '3조6000억원', 선제투자로 김동관표 '뉴한화''트럼프 특수' 방산·조선 힘 집중···훈풍 타고 입지 강화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 규모 역대 최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해외 공장 설립과 해외 방산 기업 지분 투자(1조6000억원) ▲국내 사업장 투자(9000억원) ▲해외 해양방산·조선해양 거점 추가 확보(8000억원) ▲무인기용 엔진 투자(3000억원) 등에 사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넉넉한 실탄으로 대형 투자에 나서며 그룹 핵심 사업의 체질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오너 3세'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장으로 있는 만큼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을 목표로 차기 회장으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한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김 부회장은 방산·조선·해양 등 그룹 알짜 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룹 내 흩어진 한화오션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모으면서 방산을 중심으로 김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 쌓는 모양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주당 5만8100원(10일 종가 기준), 약 1조3000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매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보유 지분율은 34.7%에서 42.0%로 늘어나게 됐다.
한화오션의 지분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결집됨에 따라 김 부회장의 그룹 방산 사업에 대한 리더십이 한층 강화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략가' 김동관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해외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방산·조선 분야에서 김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필리조선소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엔 김동관 부회장의 과감한 선제 투자 전략이 제대로 적중했다며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이번 유상증자 역시 김동관 부회장의 진두지휘로 특수가 기대되는 방산·조선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상 최대 규모 유상증자가 한화의 그룹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상윤 한화에어로 IR 담당 전무는 이날 유증 발표 뒤 열린 기업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지금 투자 기회를 놓치면 지금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밀려버린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각국에서 방위비 증액 및 자주국방 강화 움직임이 일고, 미국이 해양방산 및 조선산업 기반 강화를 꾀하는 등 시장 확대 기회가 온다는 판단에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방산·조선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최근에는 무산됐던 호주 조선·방산 기업 '오스탈' 인수를 재차 추진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격적 인수, 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변화의 중심에서 수혜라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재계에서는 그룹 내 방산·조선 사업의 입지를 강화함과 동시에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면서 차기 승계 구도도 명확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될수록 이를 총괄하고 있는 차기 총수로서 김 부회장의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핵심 분야인 조선·방산 사업에 대한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하면서 한화그룹 3형제의 승계 구도와 사업 재편의 윤곽이 구체화됐다"며 "최근 한화에너지 IPO설과 맞물려 승계 움직임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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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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