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GM 합작공장 전격 인수AMPC 효과에 K배터리 3사 북미 시장 집중삼성SDI 중장기 북미 생산라인 확장 투자
지난 8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와의 세 번째 합작공장의 지분을 전격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해당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내 세 번째 단독 공장으로 전환된다.
이 공장은 지난 2022년 착공 이후 현재 장비 반입을 진행 중이다. 이미 구축 완료된 공장 활용으로 신규 설비 투자 부담을 줄이고 생산 시기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결정은 당분간 신규 공장 증설을 유보하겠다는 방침을 구체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연간 CAPEX(시설투자)를 전년 대비 30% 이상 축소해 약 9조원대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 사업인 'GP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SK온 역시 투자 규모 축소 기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투자부적격 등급(Ba1)을 부여받은 만큼 재무 건전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CAPEX 목표 규모를 지난해의 절반 이하인 3조5000억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준공 예정인 북미 포드·현대자동차 합작법인(JV) 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투자 속도를 조절할 예정이다.
반면 삼성SDI는 정반대 노선을 택했다. 지난 3월 회사는 1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주요 자금 사용처 중 하나는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투자로, 북미 생산기지 확장을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2027년, 2028년 이후 시장 회복을 고려한 선제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전략은 엇갈리지만 3사 모두 북미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는 이견이 없다. 그 중심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가 있다. AMPC는 배터리 셀과 모듈을 북미 내에서 생산할 경우 각각 1kWh당 35달러, 10달러의 세액을 환급해 주는 제도다. 생산량이 곧 환급액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 제도는 지난 2023년부터 국내 배터리 기업의 실적에 반영되며 '수익성 방어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AMPC 효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역시 해당 혜택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선제적으로 북미 진출한 결과 202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2조6145억원, 1조701억원의 AMPC를 수령했다. 북미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현지에 단독 공장 3개·합작공장 5개로, 총 8개의 생산 거점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말 215GWh(기가와트시) 생산규모를 갖춘다. SK온은 조지아주에 단독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포드·현대차 등과 4개의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두 회사 모두 현재 운영·건설 중인 북미 생산 거점만으로도 기존 수주 물량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투자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설비 확장 없이도 AMPC에 따른 조 단위 지원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보다는 북미 현지 생산 체계가 충분히 갖춰진 점을 고려해 당분간 추가적인 대규모 투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SDI는 그간 북미 진출에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현재 가동 중인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은 생산라인 4개 중 1개만 가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보유하는 생산능력은 33GWh 수준에 그친다. 오는 2027년 합작공장 2곳(97GWh)을 추가 가동하게 되면 AMPC 또한 확대된다.
투자에 긍정적인 삼성SDI는 단독 공장 신설도 중장기 계획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단독 공장은 시장 상황이나 고객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 라인의 유연한 조정이 가능하다. 라인 재배치, 설비 구조 변경, 품목 다각화 등 전략적 운용이 수월해 공급망 충격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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