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편의점 철수는 방향 전환의 신호탄복합몰 중심의 리빌딩 전략 추진온라인 전환 전략은 아직 미지수
23일 금융감독원 다트전자공시에 올라온 이랜드그룹 2025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패션부문(8602억원), 미래부문(2331억원), 기타부문(1048억원)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보였다.
반면 유통부문은 매출이 4687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92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의 19억원 손실보다 4배 이상 적자 폭이 확대됐다. 유통부문이 그룹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이랜드는 최근 자사 첫 편의점 점포였던 '킴스편의점 봉천점'의 철수를 공식화했다. 해당 점포는 2023년 6월 서울 관악구에 개점해 약 1년 동안 운영됐으며, 이달 말 계약 만료와 함께 영업을 종료한다. 단순한 사업 철수가 아닌 방향 전환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킴스편의점은 전략적 시도였으나, 현재는 킴스클럽 중심의 음식 콘텐츠 시너지 전략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며 "편의점 포맷에서는 '델리 바이 애슐리'와 같은 핵심 콘텐츠를 구현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킴스클럽은 지난해 본격적인 전략 전환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2023년까지만 해도 매출 5486억원에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매출 4838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전은 신선식품과 와인, 즉석조리식품(델리) 중심의 차별화된 오프라인 콘텐츠 전략에서 비롯됐다. 특히 '델리 바이 애슐리'는 애슐리퀸즈의 180종 이상 메뉴를 균일가 3990원에 제공하는 전략으로 론칭 1년 만에 500만 개 판매를 돌파했고, 델리 코너 오픈 전과 비교해 20대 고객 수는 430%, 30대는 290% 증가했다.
점포 구조조정 역시 병행되고 있다. 뉴코아 인천논현점은 이달 말 계약 만료와 함께 폐점 예정이다. 대구·경북권의 동아 수성점·강북점, NC 경산점 등 3개 점포는 자산 유동화를 위한 매각이 추진 중이다. 이랜드는 이들 매장에 대해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면서도 영업은 유지할 수 있도록 병행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가동된 '자산매각 TF'를 통해 유휴 자산 정리 작업이 본격화된 상태다.
하지만 단순한 점포 축소와 정리에만 머무는 전략은 아니다. 이랜드리테일은 신성장 거점 중심의 신규 복합몰 출점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이달 말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 프리오픈 예정인 'NC이스트폴'이다. KT에스테이트와 위탁 운영 계약을 맺고 조성된 이 쇼핑몰은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4개 층 규모로, 자사 외식 브랜드 '애슐리'와 패션, 스포츠, 글로벌 브랜드 등 총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다. 지하 1층에는 SPA·스포츠 브랜드, 1층에는 글로벌 트렌디 브랜드, 2층은 M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중심 매장으로 구성돼 기존 백화점의 전통적인 동선을 완전히 탈피한다.
이랜드의 핵심 전략 중 하나인 '오프 프라이스(Off-Price)' 채널도 확대되고 있다. 자사 브랜드 'NC픽스'는 전 세계 유명 브랜드를 최대 90%까지 할인해 판매하며, '보물찾기형' 쇼핑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랜드의 상품 소싱력을 기반으로 경쟁사보다 빠르고 공격적인 가격으로 물량을 확보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 다른 전략 브랜드 'NC베이직'은 유통형 SPA 브랜드로, 자사 기획 패션 제품을 글로벌 SPA보다 평균 50% 저렴하게 선보이며 가격 민감형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이러한 MD 개편 전략은 일부 매장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NC송파점은 개편 후 전년 대비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고, 부산대점은 20% 이상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러한 매장 리빌딩 전략을 올해 10개 이상 점포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수도권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한 복합 콘텐츠 매장 강화와 외식·패션·오프 프라이스의 복합 배치로 점포당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온라인 전환 전략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랜드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구체적 확장 전략이 드러나지 않았고, 외부 플랫폼과의 연계성도 약한 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강한 오프라인 콘텐츠와 소싱력에도 불구하고, 이랜드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경쟁사 대비 더딘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프라인에서 확보한 고객 경험과 데이터를 어떻게 온라인 생태계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이 아닌, 이미 잘하고 있는 영역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본업 경쟁력에 집중하면서 오프라인에서의 차별화를 기반으로 온라인 확장성과도 연결되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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