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랜드 공장에서 대규모 양산 돌입美 ESS 설치 수요 급증···현지 생산AMPC 조기 확보···수익성 안정화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롱셀 기반 ESS(에너지저장장치)용 파우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했다.
이번 양산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중 최초로 북미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대규모로 생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16GWh 가량의 CAPA(생산능력)를 확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신규 공장을 지어 2026년부터 양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길어지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전략적 리밸런싱 차원에서 미국 거점 공장인 홀랜드 공장의 전기차용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당초 계획보다 1년 빠르게 양산에 착수하게 됐다.
북미 시장 조기 선점은 미·중 간 고율 관세 정책이라는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LFP와 ESS의 조합은 기술적·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평가된다. 이 같은 특성 탓에 글로벌 ESS 시장은 중국 기업 중심의 판도가 형성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93%에 달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2.7% 수준에 불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통해 물류비 절감과 납기 단축을 꾀하며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북미는 현재 전 세계에서 ESS 설치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이다. 미국 내 리쇼어링(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던 기업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현상) 추세와 함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ESS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AI·데이터센터 중심의 인프라 투자 기조는 향후 ESS 시장의 폭발적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미국 에너지 관리기업 델타 일렉트로닉스,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OCI홀딩스의 북미 ESS 프로젝트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사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납품이 확정된 물량만으로도 총 계약금액이 약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협상 중인 미국·유럽 고객사 물량까지 감안하면 수주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조기 양산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지급되는 제조세액공제(AMPC) 보조금 수혜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도 기대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배터리 기업들에게 AMPC 수혜는 수익성 방어 수단으로 사용된다. AMPC 지원 기한이 2031년으로 단축되면서 단기간 내 수혜를 극대화해야 하는 실정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홀랜드 공장의 ESS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 약 2조 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조기 수혜 확보는 실적 방어와 수익성 안정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북미 지역 다수의 고객들과 ESS용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수요에 따라 추가 증설도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는 홀랜드 공장만으로도 대응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의 브로츠와프 공장 역시 일부 EV 생산 라인의 ESS 전환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부터 ESS 배터리를 생산해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가 추진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