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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미반도체-한화세미텍, '특허 공방' 초읽기···SK하이닉스는 '중립'

산업 전기·전자

한미반도체-한화세미텍, '특허 공방' 초읽기···SK하이닉스는 '중립'

등록 2025.06.17 16:27

수정 2025.06.17 16:41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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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쟁점은 한화의 'TC본더' 기술 도용 여부결과 따라 SK하이닉스 공급망 흔들릴 가능성"오래전 공개된 개념···특허 침해 입증 어려워" 진단도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반도체 장비 선두 기업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특허 유출' 공방이 곧 막을 올린다. 한화가 한미의 'TC(열압착)본더' 기술을 도용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인데, 단순 분쟁을 넘어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밸류체인에도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안이라 시선이 모이고 있다.

17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조만간 한미반도체가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금지·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준비기일을 지정한다. 재판부가 최근 특허심판원과 소송에 대한 사전 조율을 끝낸 만큼 이르면 이달 말엔 재판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이번 분쟁의 시작은 작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미반도체가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기술 유출 소송을 제기한 게 그 출발점이었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 자신들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2개 모듈, 4개 본딩 헤드' 방식이 제품에 동일하게 적용됐고, 구조·외관 등 설계도 비슷하다며 상대방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물론 한화세미텍의 의견은 다르다. 30년 이상의 업력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선행기술 조사를 거쳤기 때문에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또 TC본더 관련 특허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취지의 무효 심판을 청구하며 맞받아쳤다.

따라서 양측이 재판 중 어떤 근거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덧붙여 한미반도체가 그 정보를 입수한 경위도 변수로 꼽힌다. TC본더는 HBM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HBM에 쓰이는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칩을 하나씩 열로 압착해 붙이는 역할을 한다.

다만 사이에 놓인 SK하이닉스는 무척 불편해하는 눈치다. 두 회사 모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협력사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고, 재판 결과에 따라 TC본더 공급 또는 HBM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세미텍의 TC본더는 이미 SK하이닉스에 공급됐으며 일부 공정에 투입된 상태다.

게다가 SK하이닉스와 두 회사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있다. 최근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은 기술 요구사항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자 이천 SK하이닉스 인근에 나란히 기술 지원센터를 열었는데, 이를 두고 외부에선 이들 3사의 협력 체계가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에 SK하이닉스도 그간 이 사안에 최대한 개입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동맹이 깨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기울여왔다. 지난달엔 한미반도체에 428억원(부가세 포함), 한화세미텍에 385억원(부가세 미포함) 규모 제품을 발주하는 등 일감을 고르게 분배하기도 했다.

외부에선 이번 분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열과 압력을 동시에 이용하는 TC본더의 기본 원리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논문과 특허를 통해 공개된 개념이라 단순히 구조가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실질적 침해'를 인정받을 수 있겠냐는 의구심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TC본더와 유사한 장비가 다수 존재하고, 핵심 원리가 공개된지도 오래됐기 때문에 '외형 유사성'으로 특허 침해를 입증하긴 쉽지 않다"며 "이번 분쟁은 기술 자체보다 시장 지위를 둘러싼 상징적 싸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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