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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의료·제약업계, 인력·동물실험 줄이고, AI·대체시험 늘리고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의료·제약업계, 인력·동물실험 줄이고, AI·대체시험 늘리고

등록 2025.06.23 14:45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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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미국 FDA가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AI 전면 도입, 동물실험 축소 정책 추진

이 변화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와 국내 기업에 큰 영향 미침

AI 자동화와 오가노이드 등 대체시험 기술 도입이 가속화

숫자 읽기

FDA 인력 19% 감축, 약 3500명 해고

연간 3만 건에 달하는 의약품·의료기기·식품 검사 관리에 차질

화이자, 다케다,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 AI 도입으로 수십~수백만 시간 절감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2024년 10억달러에서 2030년 33억달러로 성장 전망

자세히 읽기

FDA, 생성형 AI 도구 '엘사' 도입해 임상 프로토콜 검토·문서 요약·데이터 분석 자동화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오가노이드·AI 기반 독성 테스트 등 NAM(New Approach Methodologies) 확대

글로벌 제약사, AI로 임상보고서 작성·마케팅 자료 검증 등 업무 효율화

머크, HUB 오가노이즈 인수 등 오가노이드 기반 시험 역량 강화

국내 움직임

SK바이오팜, AI 기업 피닉스랩과 신약개발 업무 자동화 협력

삼성바이오로직스, 오가노이드 기반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 서비스 개시

AI·오가노이드 기술로 R&D 생산성·신약개발 효율성 제고 기대

주목해야 할 것

FDA의 빠른 정책 전환에 기술적 검증·윤리적 우려도 제기

국내 전문가, AI와 오가노이드 도입 속도에 맞춘 제도적 기반·데이터 융합 필요성 강조

AI 도입이 의료 데이터 분석, 맞춤형 치료, 의료비 절감 등 의료 전반 혁신 촉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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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감축 따른 AI 솔루션 전면 도입동물실험 감소로 오가노이드 기술 부상국내외 제약사, 효율 극대화 전략 가속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날갯짓이 국내 의료·제약 업계에 태풍급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조조정에 따른 인공지능(AI) 전면 도입과 동물실험 축소로 인한 대체시험 확대 기조가 뚜렷해지며 기업도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FDA는 전 센터 AI 도입과 동물실험 축소 계획에 착수했다.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4월부터 보건기관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전체 인력의 약 19%에 해당하는 3500명을 감축하고 있다. 지원 인력을 포함해 주요 FDA 부서 고위 과학자 역시 해고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로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승인이 밀릴 거란 우려가 커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정기 검사 속도가 느려졌고, FDA 검사관의 출장 업무를 관리하는 사무실도 폐쇄된 상태다. 연간 3만 건에 달하는 의약품, 의료기기 및 식품에 대한 국내외 검사를 감독하는 OII(검사 및 조사 사무국)는 많은 직원 해고에 따라 정기 검사 횟수를 줄여 각국 제조시설 점검의 우선 순위를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바이오협회 측은 "인력 감축에 대해 업계와 단체는 환자에게 빠르게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애썼던 FDA의 중요한 역량이 약화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신제품 리뷰를 앞둔 기업도 제품 출시 시기를 다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FDA, AI 전면도입에 동물실험 축소


FDA 측은 인력 공백을 AI로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일 FDA는 보도자료를 통해 직원이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생성형 AI 도구인 엘사(Elsa)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FDA는 이미 엘사를 사용해 임상 프로토콜 검토를 가속화하고, 과학적 평가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해 우선순위가 높은 검사 대상을 식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까지 모든 부서에 생성형 AI 도구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FDA가 도입하고 있는 AI 도구는 오픈AI 기반의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바탕으로 하며, 주요 활용 목적은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등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업무의 자동화에 있다. 규제 심사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동시에, 심사자들의 행정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 FDA는 이를 모든 센터에 적용해 과학적 검토, 문서 분석, 데이터 비교 등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신약 승인 검토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FDA는 AI를 전 부서에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부서별 업무 특성과 필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점진적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테면 의약품 심사 부서에서는 과학 논문과 임상시험 데이터 분석을 자동화하고, 의료기기 부서에서는 제품 설명서와 기술 문서 검토를 지원하는 식이다.

FDA는 지난 4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동물실험 폐지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나온 내용은 단클론 항체 및 기타 약물에 대한 동물실험 요건 단계적 폐지 계획인데, 동물실험 요건은 독성과 세포주에 대한 AI 기반 계산 모델, 실험실 환경에서의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독성 테스트(소위 NAM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사용해 축소, 개선 또는 잠재적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AM(New Approach Methodologies)은 의약품 안전성을 개선하고 평가 프로세스를 가속하는 동시에 동물실험을 줄이고 연구개발(R&D) 비용을 낮춰 최종적으로 의약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고안됐다. 이 조치는 NAM 데이터 포함이 권장되는 임상시험용 신약(IND) 신청에 적용된다. 효능을 결정하기 위해, FDA는 약물이 이미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된 유사한 규제 표준을 가진 다른 국가의 기존 실제 안전성 데이터를 사용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FDA는 올해 말 공개 워크숍을 개최해 로드맵에 대해 논의하고 이행에 대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선별된 단클론 항체 개발자가 주로 비동물 기반 테스트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반된 파일럿 연구 결과는 광범위한 정책 변경 및 지침 업데이트에 단계적으로 반영된다.

AI 업무 자동화·대체시험 가속


글로벌 규제과학을 선도하는 기관인 FDA가 '대격변'을 예고하며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도 변화에 나섰다. 그전까지 신약 연구개발에 주로 활용되던 AI 기술이 단순 문서 작성이나 검토 작업에도 활용되기 시작했고, 오가노이드를 비롯한 대체시험 기술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용화를 앞두게 됐다.

화이자는 '찰리'(Charlie)라는 AI 기반 플랫폼을 도입해 라벨링, 마케팅 자료의 사실 검증 및 규제 리스크를 교통 신호(적·황·녹색) 방식으로 자동 식별하고 있다. 마케팅 콘텐츠의 규제 위험을 표시해 추가적인 의학적·법적 검토가 필요한 주장이나 문구를 식별하는 방식이다. 다케다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시스템을 활용해 임상시험보고서(CSR) 임상시험 데이터 표를 분석하고 결과를 요약하는 초안 텍스트를 자동 생성하고 있다. 다케다는 CSR 섹션의 작성 시간을 50%(약 20주에서 10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일라이 릴리는 이솝의 코파일럿(Copilot) 도구를 이용해 CSR, 환자 내러티브, 안전성·효능 요약 등 주요 임상 문서를 AI가 자동 초안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릴리에 따르면 AI 이니셔티브는 지난해 기준 이미 약 140만 시간에 달하는 인력을 절감했는데, 이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일하는 인력으로 약 160년치에 해당하는 양이다.

동물대체시험 시스템 도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머크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의 오가노이드 개발기업 HUB 오가노이즈(HUB Organoids Holding B.V.)를 인수했다. 오가노이드 기반 시험 역량을 키워 약물 개발 초기단계에서 동물 실험 의존도를 낮추고, 신약 개발의 효율성과 예측 정확도를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외에도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GSK 등 여러 빅파마가 신약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오가노이드 시스템 개발에 나선 상태다. 특히 로슈는 지난 2023년 인체생물학연구소(IHB)를 설립한 뒤 여러 오가노이드를 개발해 의약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3차원 세포 시스템과 여러 장기를 하나의 칩에 통합한 생체모사칩(organ-on-a-chip) 기술을 도입해 지난 14년 동안 동물실험 건수를 50% 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변화 '잰걸음'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AI 업무 자동화와 오가노이드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7일(현지시간) AI 기반 신약 개발 체계 구축을 위해 AI 기업 피닉스랩(PhnyX Lab)과 전략적 업무협약(Memorandum of Understanding, 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피닉스랩의 생성형 AI 솔루션 '케이론(Cheiron)'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문헌 검색,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임상 진입 단계에서 필요한 허가 서류 작성 등의 업무 자동화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 과정을 AI 기반으로 고도화 하는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통해 SK바이오팜은 R&D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개발 및 허가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론(Cheiron)'은 기업 내부 및 외부 학술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문헌 조사부터 보고서 작성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이다. 또 FDA와 식약처 등 주요 규제 기관의 공식 데이터베이스와 의학 학술정보 분류체계(Medical Subject Heading, MeSH)를 활용해 제약·바이오 산업에 특화한 것이 특징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기존에도 자체 AI 플랫폼 '허블(HUBLETM)'을 활용해 질병 유발 유전자 및 단백질 분석,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 AI를 활용했다"면서 "이번 협업을 통해 AI 활용 범위를 넓히게 된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를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 사업 분야 중 우선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Cancer-derived-Organoid)'를 통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윤리적 문제 등의 단점을 안고 있었던 기존의 세포 또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후보물질 스크리닝을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4년 10억달러(약 1조3678억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2030년 33억달러(약 4조5137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FDA 동물실험 축소 결정에 따라 산업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오가노이드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톱티어 CDMO'를 목표로 한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면서 "'생산 능력·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거점 확대'의 '3대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오가노이드 외에도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FDA 주도로 기술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FDA의) 이러한 빠른 추진은 기술적 검증이나 윤리적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AI 도입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충분한 테스트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AI와 오가노이드를 비롯한 신기술 도입이 산업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행정명령, 부처별 AI 도입 현황 공개, 구체적인 산업 가이드라인 제시 등을 통해 의료 분야에서 AI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꾸준히 마련하는 중"이라며 "신규 접근 방법으로 오가노이드 칩 및 AI와 ML을 이용한 예측 등이 제안됐다"고 했다.

이어 "이는 AI를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의료 데이터 분석, 질병의 조기 예측, 맞춤형 치료법 개발, 의료비 절감, 행정 효율화 등 의료 분야 전반에 걸쳐 AI를 폭넓게 활용하고자 함을 시사한다"면서 "정부 효율화, 약가 인하, MAHA 미션 달성 등 굵직한 목표 달성을 위해 AI의 도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며, 그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희정 KISTEP 전략기술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의 신약개발 분야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AI 도입을 통한 구체적 성과는 영세한 규모로 추진되거나 도전하는 초기 단계"라면서 "우리도 국내 시장에 맞는 데이터·AI와 바이오 분야의 연구간 융합 방안 모색을 통해 AI 기반 신약개발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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