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6일 목요일

  • 서울 23℃

  • 인천 24℃

  • 백령 22℃

  • 춘천 24℃

  • 강릉 25℃

  • 청주 24℃

  • 수원 24℃

  • 안동 24℃

  • 울릉도 21℃

  • 독도 21℃

  • 대전 24℃

  • 전주 26℃

  • 광주 26℃

  • 목포 24℃

  • 여수 25℃

  • 대구 27℃

  • 울산 26℃

  • 창원 26℃

  • 부산 26℃

  • 제주 23℃

금융 시중은행-한은, 디지털시대 통화주권 놓고 물밑 힘겨루기

금융 은행

시중은행-한은, 디지털시대 통화주권 놓고 물밑 힘겨루기

등록 2025.06.26 13:48

박경보

  기자

AI한입뉴스
ai 아이콘
AI한입뉴스

OpenAI의 기술을 활용해 기사를 한 입 크기로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전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요약만으로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Quick Point!

주요 시중은행, 'KRW' 조합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 경쟁

정부·국회,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 추진

한국은행, 통화주권·금융불안 우려 표명

숫자 읽기

KB국민은행 17개, 카카오뱅크 12개, 하나은행 16개 등 다수 상표권 출원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규모 최근 2년간 940억달러

B2B 거래 360억달러로 최대 비중

맥락 읽기

은행·핀테크·거래소, 업권별 주도권 경쟁 본격화

스테이블코인, 예금자 보호 부담·이자 지급 필요 없어 은행에 매력적

핀테크 업계도 상표권 선점, 결제 시장 진입 가속

반박

현행 법제상 민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실상 금지

한국은행, 통화정책 통제력 약화·금융안정 위험 경고

CBDC 실험 추진 중이나 은행권 참여 저조·수익성 회의적

주목해야 할 것

국회,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로 제도화 흐름 가속

CBDC는 중앙은행 주도,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주도 구조

은행권, 스테이블코인과 CBDC 병행 추진 필요성 제기

공유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앞두고 은행-한은 간 묘한 입장차 은행 상표권 출원 경쟁 점화···한은 통화정책 약화 우려CBDC 실험은 지지부진···갈 길 먼 디지털 통화 생태계

시중은행-한은, 디지털시대 통화주권 놓고 물밑 힘겨루기 기사의 사진

시중은행들이 'KRW' 조합의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잇따라 출원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정부와 국회가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통화주권 훼손과 금융불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셈법이 엇갈리면서 디지털시대 통화주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은행들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상표권 선점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KBKRW', 'KRWKB' 등 17개 스테이블코인 명칭을 출원했고, 카카오뱅크도 'KKBKRW', 'BKRW' 등 12개 상표를 출원했다. 이어 지난 25일에는 하나은행이 'HanaKRW', 'KRWHana' 등 16개 명칭으로 상표권을 출원했다.

은행들이 잇따라 상표권을 출원한 이유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자사 브랜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들은 오픈블록체인·DID협회 산하 스테이블코인 분과에 참여해 국내 합작법인 설립과 공동 발행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계도 이미 18건의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출원해 결제 영역 선점에 나선 상태다.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원화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대비해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전통 금융권과 핀테크·거래소가 팔을 걷어붙이면서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업권별 주도권 경쟁이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1:1로 가치가 연동돼 안정성을 갖춘 디지털 자산이다. 특히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 예치에 대해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고, 예금자 보호 부담도 없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높다.

은행은 무원가성 예금이나 다름없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고객 예치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가상자산 리서치업체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규모는 940억달러에 육박했고, 그 중 기업 간 거래(B2B)는 360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와 국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등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은 제도화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B2B 결제나 해외 송금, 자체 결제 네트워크 확장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확보하면 해외 크로스보더 송금과 B2B 결제 분야에서 사업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이미 글로벌 은행들은 디지털자산 수탁·관리·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시장을 선점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통화불안 경고···CBDC 실험에 집중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행 법제 하에서는 민간기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사실상 금지돼 있고, 헌법상 화폐 발행 권한은 한국은행이 독점하고 있어서다.

특히 민간이 원화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통제력이 악화될 수 있다. 과거 국내 블록체인기업들이 시도한 원화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도 이런 규제 장벽에 부딪혀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이에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한은은 지난 25일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면 대규모 상환 요구(코인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단기 자금시장 충격과 은행 유동성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사용될 경우 환율 변동성 확대와 자본 유출입 위험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통화 신뢰성 저하와 통화정책 효율성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을 은행에만 적용할지, 비은행에도 허용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핀테크 등 비은행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은행처럼 예금이나 결제 기능을 수행할 경우 부작용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보다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은은 시중은행들이 CBDC를 통해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확장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지난 4월부터 디지털화폐 기반 결제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프로젝트 한강'으로 명명된 이번 사업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인프라를 활용해 예금 기반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실제 상거래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디지털화폐 생태계 주도권 '안갯속'


하지만 한은이 시중은행들과 추진한 디지털화폐 실험은 이렇다 할 파급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테스트 참여자들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여러 단계로 원화를 CBDC로 교환해야 하는 불편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입장에서도 CBDC 도입에 대한 유인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CBDC가 활성화되면 예금 대체 효과로 인해 자금 이탈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대출 여력과 수익 기반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CBDC 시범사업 참여에는 전산 시스템 연동과 인프라 구축 부담이 따르지만, 직접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부정적 인식의 배경이다. 은행이 CBDC 중개기관이 되더라도 수수료 체계나 사업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비용만 들고 실익은 없다는 회의적 시각이 짙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 입장에선 원화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민간에서 발행될 경우 통화량과 유동성에 대한 통제력·주도권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CBDC에 치중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하지만 국회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한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 자체를 막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BDC는 중앙은행이 주도권을 갖는 구조인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설계와 유통을 주도할 수 있다"며 "디지털화폐 생태계는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균형적으로 함께 추진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