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앞두고 수장 인사···금융감독위원회 설립 무산되나금융위 칭찬한 이재명 "국정위 기획안, 확정된 정책 아니다"조직개편 무산은 과대해석···"활동 중인 금융위원장 인선 당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이억원 서울대 경제학과 특임교수를, 금융감독원장에는 이찬진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번 인사로 금융당국 투톱은 이전 정권 때와 동일하게 '정통관료'와 '정권실세' 구도가 이어지게 됐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해체가 거론되던 금융위원회에 새 수장을 임명한 것이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 넘기고 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원과 합쳐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와 더불어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하는 방안도 개편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금융위 해체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으나 지난 13일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정부 조직개편 방안이 발표되지 않은 채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임명이 이어지며 현 체제 유지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개편안 발표가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 금융위원장이 새롭게 임명된 만큼 당분간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빠르게 조직개편이 이뤄진다면 무리해서 인사를 내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 해체안을 두고 대통령실 내부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위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6·27 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추진, 다양한 현장 간담회 등을 진행하며 금융 현안 대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도 지난달 15일 국무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적절한 대출 규제로 부동산 안정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공개 칭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도 "국정기획위의 기획안은 정부의 확정된 정책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루트로 국민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과정에서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와중에 금융위 수장에 임명된 이억원 후보자도 금융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새 정부의 금융과제를 속도감 있게 시행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복합적으로 어려움이 중첩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경제가 진짜 성장, 재도약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새 정부의 금융과제를 국민 여러분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시행하겠다"고 지명소감을 밝혔다.
단 감독체계 개편 등에 대해서는 "후보자 신분인 만큼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이번 인사로 인해 조직 개편안이 무산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대해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요한 금융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업무 진행을 위해 필요한 인사를 진행했다는 해석이다.
또한 이 후보자에 대해서도 기재부 출신인 만큼, 향후 금융위 국내 금융 업무를 기재부로 이관하는 것에 대비한 인선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13일 장관 인선 브리핑에서 조직개편 관련 질문에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면서 "정부조직개편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금융위는 활동하고 있으므로 금융위원장 지명은 당연한 수순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체제 개편이 어떤 쪽으로든 빠르게 결론이 나야 양 조직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번 인선은 적절했다고 보고, 남은 불확실성도 빠르게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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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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