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 기반, 파이프라인 성과 가시화ABL001, 임상 성공 시 안정적 현금 흐름 확보 기대ABL111, 기술수출로 '그랩바디-T' 가치 높일 핵심 동력
14일 금융감독원 전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2분기에 매출 757억원과 영업이익 40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으로 올 상반기 누적 매출(779억원)은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334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도 11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기술이전으로 9억원의 흑자를 낸 바 있지만 이듬해인 2023년과 올해는 각각 26억원, 5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올해 F&가이드의 컨센서스(매출 1197억원, 영업이익 258억원)를 달성하면 창사 이래 두 번째 연간 흑자이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기술이전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수익 기반의 바이오 기업으로의 전환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핵심은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를 기반으로 면역항암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기술이전하는 사업모델이다. 현재 시장에서 특히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은 ABL001(토베시미그)과 ABL111(지바스토믹)이다.
ABL0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첫 이중항체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와 DLL4를 동시에 표적하는 신생혈관억제제다.
신생혈관억제제는 암 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 공급을 담당하는 혈관 생성을 억제해 간접적으로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ABL001은 서로 다른 기전인 VEGF와 DLL4를 모두 억제함으로써 신생혈관 형성을 더 효과적으로 막는 것이 특징이다.
ABL001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와 DLL4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 신생혈관억제제다. 암세포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를 간접적으로 사멸시키는 기전을 지니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파이프라인을 미국 바이오 기업 컴퍼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했으며 현재 담도암 및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최근 컴퍼스는 ABL001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의 임상 2/3상에서 예상보다 적은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생존율(OS)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분석 시점은 내년 1분기로 늦춰졌지만 생존 기간이 길어졌다는 점에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ABL001 병용요법은 파클리탁셀 단독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객관적 반응률(ORR) 개선을 보인 바 있다.
ABL001의 임상 결과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컴퍼스는 내년 하반기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할 계획이다.
ABL001이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신속한 심사가 기대되는 만큼, 신약 허가를 받으면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해진다.
ABL111은 자체 임상 성과뿐 아니라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T 플랫폼의 기술력을 증명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미국 바이오 기업 아이맵과 공동 개발 중인 ABL111은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가 적용된 면역항암제다.
클라우딘18.2 발현 종양 부위에서만 4-1BB를 활성화해 T세포 증식과 세포독성을 높이고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ABL111은 PD-1 면역항암제 니볼루맙 및 화학치료제 폴폭스와 병용 투여 방식으로 클라우딘18.2 양성 위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아이맵은 미국 내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 용량 확장 파트의 환자 모집을 조기에 마쳤다.
직전 임상에서 71%의 객관적 반응률(ORR)과 100%의 질병조절률(DCR)을 기록하며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따라서 ABL111이 기술수출에 성공하면 그랩바디-T 플랫폼의 가치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랩바디-T는 4-1BB 단일항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4-1BB는 T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단백질이지만, 기존 단일항체는 부작용과 저조한 항암 효능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종양 항원을 동시에 표적해 암 미세환경에서만 T세포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이중항체 구조를 개발해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 효과는 높이는 데 성공했다.
젠맙, 헨리우스, 피에리스 파마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4-1BB 기반 이중항체를 개발하고 있어 ABL111이 기술수출에 성공하면 그랩바디-T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ABL111 병용요법의 임상 개발이 가속화되는 만큼 다른 그랩바디-T 적용 이중항체들의 병용 임상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발표 예정인 ABL111의 용량 확장 파트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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