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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노란봉투법 통과에 판교도 '들썩'···IT 노조 파업 '새 국면'

IT 게임 NW리포트

노란봉투법 통과에 판교도 '들썩'···IT 노조 파업 '새 국면'

등록 2025.08.29 17:43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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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24일 국회 본회의 통과···6개월 뒤 시행재계 '기업 생산력 저해' 우려···외국계 "韓 떠나겠다"노동계 '환영'···네이버·카카오 등 IT 노조에도 '새 바람'

하청 근로자에게 교섭권을 보장하고 파업에 따른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우리나라 정치·산업계가 요동치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IT 업계의 노사 관계는 점차 극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올해만 해도 '포털 공룡' 네이버, 카카오 등 다수 회사가 집회나 파업을 진행했거나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를 기점으로 IT 노동계도 힘을 받아 이런 추이는 앞으로 심화될 것으로 분석한다.

'노란봉투법'의 통과로 산업계가 요동치는 가운데, IT 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노란봉투법'의 통과로 산업계가 요동치는 가운데, IT 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노동자 숙원 결실···산업계 '발칵' 뒤집은 이 법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지난 주말(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산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자 곧장 재계는 난색을, 노동계는 반색을 표했다. 일부 외국계 기업은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노란봉투법은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가 발단이 된 법으로 법안 통과는 노동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앞서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기업 생산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재계 반대에 가로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노란봉투법은 헌법상 권리인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구체적으로 보장하는 노동조합법을 개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개정으로 노동조합법 96개 조항 중 제2조와 제3조가 일부 바뀐다.

이로써 제2조는 사용자에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포함되고, 쟁의행위 대상이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확대된다.

현행 제3조는 사용자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는 노조와 노동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는데, 노란봉투법의 통과로 그 범위가 '그 밖의 노조 활동'까지 넓어지게 된 상황이다.

쉽게 말해 법 시행으로 하청 노동자들의 안전문제 같은 중요 사안에 대해 노조가 원청과 교섭할 권리를 갖게 되며, 사용자는 노조의 단체교섭·쟁의행위뿐만 아니라 '그 밖의 노조 활동'과 관련해서도 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특히 IT 업계에는 제2조 개정 사안보다는 제3조 손해배상과 관련한 개정이 노조 활동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IT 노조가 최근 몇 년 새 활동을 키워나가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법 시행 이후 보다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점잖은 신사의 반란···들썩이는 IT 노동자


네오플 노조 집회. 사진=강준혁 기자네오플 노조 집회. 사진=강준혁 기자

노사 분쟁과 거리가 먼 '무풍 지대'로 불려온 이곳도 최근 그간 추이와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몇 년새 다수 업체에서 잡음을 쏟아내고 있으며, 최근 들어 노조의 볼멘 소리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산업 초기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던 업계도 최근 들어 대내외적 위기에 휩싸이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된 영향이다. 직원들에게도 파장이 미쳤고, 노조는 이를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법안 개정이 노조 활동에 새로운 '트리거(trigger, 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개발자 집단' '은둔형 전문가' '내성적인 판교 신사'란 틀을 깨고 이제 막 나온 이들 노동자를 활성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올해 들어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IT 위원회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모양새다. 각자 집회에 참석해 서로 힘을 북돋아 주는 등 전통 기업 노조에서 볼 법한 그림이 IT 업계에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털 공룡' 네이버는 지난 5월부터 최인혁 전 COO(최고운영책임자)의 복귀를 반대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최 전 COO는 2021년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난 임원이다. 조합원 약 5800명 중 90% 이상이 복귀를 반대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네이버 노조는 손자회사 그린웹서비스, 스튜디오리코,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 6개 법인의 임금협상 및 단체교섭(임단협)과 관련해서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주된 주장은 '임금 인상률을 모회사 수준에 맞춰달라'는 것이다.

해당 집회는 노란봉투법 제2조 개정에 따른 영향이 크게 미쳤다. 두 차례 집회에는 개정안에 기인해 모회사인 네이버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또 다른 플랫폼 강자 카카오 역시 노조(크루유니언) 창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임단협으로 촉발된 파업은 노사 합의로 빠르게 마무리됐다.

지난 5월 노동위원회 조정이 최종 불성립한 한글과컴퓨터 노조 '행동주의' 역시 임단협과 관련해 회사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컴은 평균 임금 4.3% 인상률과 성과 기반 인센티브 체계 병행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최종적으로 제시한 7.3% 인상률과 간극이 컸다. 최근 회사는 5.8%까지 양보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절하고 부분 파업을 진행 중이다.

넥슨의 핵심 개발 자회사 '네오플' 역시 노사 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파업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제도다. 노조는 지난해 약 9824억 원의 영업이익 중 4%를 성과분배급(PS) 형태로 직원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PS 제도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9일 예정됐던 핵심 지식재산권(IP) '던전앤파이터'의 20주년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는 등 노사는 강대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양측이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유저 불만이 매우 큰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은) 현재 진행 중인 IT 노조의 활동에도 벌써부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네이버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한글과컴퓨터 노조에 회사가 제시한 잣대 역시 노조법 제3조 개정에 따라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정체기를 걸으면서, 직원들 처우에 관해 관심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인 터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부위원장)이 '최인혁 전 COO 복귀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준혁 기자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부위원장)이 '최인혁 전 COO 복귀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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