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투자자 보호 최우선, 모험자본 공급은 본연의 책무"

금융투자업계 CEO들과 상견례···자본시장 신뢰회복·생산적 금융 강조

"단기 성과 위해 내부통제 사각지대 만들지 말아야" CEO 책임 언급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27일 만에 금융투자업계 CEO들과 만나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금융투자협회장과 26개 증권사·자산운용사 CEO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임직원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권하기 어려운 상품은 판매하지 말라"며 "상품 설계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에서 사전 예방적 투자자 보호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단기 성과를 이유로 내부통제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CEO가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라는 인식을 갖고 조직문화와 성과보상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시세조종·불법리딩방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거론하며 "자본시장은 신뢰가 기반인 만큼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업계에 휘슬블로어(내부고발) 역할을 당부했다.

퇴직연금 시장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으로 퇴직연금이 준(準) 공적연금체계로 전환되고 있다"며 "가입자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세제 혜택 부여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그는 "부동산 PF와 대체투자 중심의 쏠림에서 벗어나 스타트업·벤처기업에 과감한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한다"며 "모험자본 공급은 조건부 선택이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의 본연의 책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