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중단···6조원 규모건설 중단으로 완성차 생산 지연까지 충격 '불가피'정부, 비자 문제 점검···미국 측과 협의 이어갈 듯
아울러 이번 사태로 6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마저 멈추며 업계에서는 양산 준비와 완성차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美 300명 구금···자진 출국으로 미국 떠날 듯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의 합작 배터리 공장 'HL-GA'은 미국 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건설을 중단했다. 해당 공장은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2023년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각각 지분 50%씩 총 43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한 현지 합작법인이다.
이 공장은 미국 조지아주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꼽히며, 국내 기업들의 북미 핵심 거점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양산 준비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HL-GA 배터리 회사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 인도네시아 국적 1명)과 HL-GA 배터리 회사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 인원 250여명이 구금됐다.
구금 사태가 일어나자 정부와 기업은 임원을 현장에 급파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LG에너지솔루션은 김기수 CHO(전무)를 현지에 파견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구금된 한국인들은 오는 10일 한국행 전세기를 탈 것으로 예측되며, 한국인 노동자들을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게 한다는 데 한미 실무당국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구금된 인원들에 대한 후속 조치 지원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구금된 인원들을) 최대한 빠르고 안전하게 돌아오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며, 후속 지원과 관련해서는 경영진 차원에서 논의 중"이라며 "현재 정부와도 논의하며 여러가지 상황을 놓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비자 문제 점검···기업들 "상황 예의주시"
이번에 구금된 인원들은 대부분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일종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나 상용·관광 비자인 B1, B2 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칙대로라면 미국 현지 공장에서 근무하려면 전문직 취업(H-1B) 비자나 주재원(L1·E1)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정부도 단속 대상이 된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대미 투자 기업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비자 체계 점검에 나섰다. 간담회에는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HD현대, 한화솔루션, LS 등 대미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 투자 프로젝트 현장 운영과 관련해 비자 문제를 포함한 각 기업의 인력 운용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대미 투자 사업 진행을 위해 단기 파견에 필요한 비자 카테고리 신설이나 비자 제도의 유연한 운영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북미에는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모두 현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거나 건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비자 발급이 늘어날 뿐 아니라 공사 지연으로 양산 준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건설이 늦어지면 공장이 제때 가동되지 못하고, 배터리 생산 차질로 결국 완성차 생산 일정까지 연쇄적으로 미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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