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부산 이전 철회에 방점···갈등 봉합 '적극적'국힘 "산은 부산 이전 해야"···과제 산적 속 혼란 재개
다만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산은의 '부산 이전' 문제가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그간 부산 이전 문제를 두고 산은이 대내외적으로 혼란을 겪어온 만큼 박 회장은 당장 이를 봉합해야 하는 숙제에 직면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공식 임명 일주일 만에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9일 김병환 전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산은 회장 자리에 임명된 지 4일 만이다.
박 회장은 그간 산은 본점으로 출근하지 않고 여의도 모처의 임시 사무실로 출근해왔다. 산은 노조가 '부산 이전 완전 철폐' 등을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산은은 전 윤석열 정부에서 부산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내홍에 휩싸였다. 강석훈 전 회장이 정부 방침을 적극적으로 따르면서 노사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 자체적으로 조직 개편을 통해 부산 조직을 키우는 등 부산 이전 이슈가 떠오르자 산은에서는 직원들의 줄퇴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산은 부산 이전 이슈가 수그러드는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부산 이전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혼란을 수습하는 모습이다. 박 회장은 직원들에게 별도의 메시지를 통해 "본점 이전 논의와 추진 과정에서 직원들이 겪은 상처를 위로한다"며 "직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노조 또한 "부산 이전은 사실상 백지화됐다"며 "박 회장이 오늘 방점을 찍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이 다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이슈에 불을 지피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부산을 방문해 "지지부진한 산업은행 이전 등 지역 인프라가 함께 뒷받침돼야 물류와 금융이 함께 하는 글로벌 해양 수도,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역 불균형을 극복할 새로운 중심축으로서 부산 발전에 모든 당력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현 정부의 정책금융에 발맞춰야 함과 동시에 국민의힘발(發) 부산 본점 이전 이슈에 대응해야 하는 숙제에 직면했다. 산은 노조는 박 회장이 이전 반대에 뜻을 함께 했지만 부산 본점 이전의 철폐 공식화, 파견 인력 처리, 일정표 등을 확실히 해줄 것을 주문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현재 석유화학 사업재편과 함께 75조원에 달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운용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라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에 반대한다면 최종 방향과 시한을 확실히 못 박아야 대내외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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